국방부와 민·군 합동조사단은 10일 공식 발표를 통해 “천안함에서 서구권 국가에서만 사용하는 RDX가 검출됐다”는 일부 보도를 부인하고 “RDX는 구 공산권 국가를 포함한 다수 국가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폭발물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날 “RDX 화약성분이 천안함 연돌과 폭발 원점 해저에서 채취한 모래 등 에서 검출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RDX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부터 소련 등 다수의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사용된 폭약성분”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민·군 합동조사단 대변인 문병욱 해군준장도 이날 “RDX는 TNT 또는 TORPEX 등과 혼합해 사용되는 매우 보편적인 폭발물질”이라며 “오늘날 군과 산업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폭발물질일 뿐만 아니라 테러리스트도 사용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와 민·군 합동조사단의 설명에 따르면 콤포지션 A·A5·B·C·D 등 콤포지션(Composition) 계열의 폭약뿐만 아니라 HBX, H-6, Cyclotol, C-4 같은 폭약에서도 RDX 성분이 들어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한 보편적인 폭발물질이라는 것이다.
국방부와 민·군 합동조사단은 특히 최근 일부 언론이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천안함 좌초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국방부는 “천안함은 지시된 경비구역 내에서 정상적인 작전임무를 수행하던 중 21시 22분쯤 백령도 서방 2.5㎞ 해역에서 침몰했다”고 전제한 다음 “사건 발생 해역의 수심은 47m이며 인근에는 어떠한 암초도 없다”고 재확인했다. 국방부는 특히 “암초가 없다는 점을 선체를 인양한 해난구조대와 민간 인양작업팀이 확인했다”고 강조, 좌초설이 근거가 없는 주장임을 분명히 했다.
국방부는 또 “천안함이 해안단구에 좌초됐다는 주장 또한 잘못”이라고 잘라 말했다. “해도(海圖) 상에 표기된 수심은 썰물에 의해 가장 낮은 높이로 내려간 약최저저조면을 기준으로 표기하기 때문에 아무리 저조가 된다고 해도 해도상에 표기된 것보다 수심이 더 낮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과 네티즌이 천안함 좌초의 근거라고 내세우고 있는 천안함 선체 우현에 긁힌 듯 보이는 자국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폭발로 압력을 받아 접힌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좌초의 근거로 선체의 긁힌 자국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함수와 함미를 인양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선체 우현에 나타난 자국은 긁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우현에 보이는 주름처럼 보이는 자국은 “수중 폭발에 의한 버블제트 현상으로 선체 아래에서 위쪽으로 강력한 힘이 작용해 현측이 접힌 현상으로 나타난 형태”라는 것이 국방부의 공식 설명이다.
국방부는 “이처럼 함미와 함수 부분의 선저에 긁힘 현상이 없다는 점, 선체 아래로 돌출해 좌초됐다고 가정할 경우 파괴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소나 돔이 온전하게 그대로 붙어 있는 것은 좌초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역시 일부 언론과 네티즌이 미 함정과 충돌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천안함이) 좌초 후 빠져 나오는 과정에서 2차로 미 함정과의 충돌로 천안함이 절단됐다고 했으나, 당시 천안함 인근 해역에서 수상 접촉물을 포착한 바가 없었다”며 “천안함을 구조하기 위해 사고 현장으로 이동하던 함정들도 이동 중 그 어떠한 함선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국방부는 한국과 미국 해군이 키 리졸브/독수리(KR/FE) 연합훈련을 실시한 곳은 백령도 근방이 아니라 102마일이나 떨어진 태안반도 서방에서 실시됐다는 점에서 “미 함정과의 충돌설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국방부는 “폭발에 의해서는 배가 90도로 기울지 않는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국방부는 배가 침몰한다는 것은 이러한 복원력이 상실돼 배가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올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다음 “천안함의 경우 수중에서 강력한 외부 폭발에 의해 배가 절단되면서 함미 부분은 넓은 격실(디젤 엔진실)로 물이 한꺼번에 들어와 순식간에 침몰됐다”고 말했다.
또 “함수 부분은 함미 부분이 절단되면서 무게중심이 설계상 위치보다 상부 쪽으로 옮겨져 급격히 복원력이 상실되면서 오른쪽으로 90도 기울어진 것”이라며 그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