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정위기에서 촉발된 유럽발 금융불안 속에 뉴욕증시는 7일에도 폭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종가 대비 139.89포인트(1.33%) 떨어진 10,380.43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17.27포인트(1.53%) 하락한 1,110.88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54.00 포인트(2.33%) 내려간 2,265.64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이번 한 주 동안 5.7% 하락했고, S&P 500지수는 6.4%, 나스닥은 8%의 주간 하락률을 기록하며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마감했다.
특히 4월 미국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29만개 늘어나며 4년래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는 깜짝 고용개선 소식에도 불구하고 증시 하락은 멈추지 않았다.
더욱이 전날 뉴욕증시의 공황사태를 불러온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으면서 트레이딩 시스템에 대한 우려도 시장 불안을 부추겼다.
유럽의 주요 증시도 그리스 재정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로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지수는 2.62% 내린 5,123.02,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30지수는 3.27% 하락한 5,715.09,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지수는 4.59%나 급락한 3,417.51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FTSE 100지수와 DAX 30지수는 전 주말 대비 각각 8%, 7% 폭락했고, CAC 40지수는 11%나 추락했다.
국제유가도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16개월래 최대의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보다 2달러(2.6%) 내려간 배럴당 75.11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는 특히 이번 한주 동안 13%나 하락해 2008년 12월 이후 최대의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도 1.42달러(1.8%) 내린 배럴당 78.41 달러에 거래됐다.
한편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6일 장중 한때1,0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는 대폭락 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뉴욕증시를 공황상태로 몰아간 원인이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일부 국가들의 재정위기에 따른 우려 때문만이 아니라 주식거래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행한 연설에서 "금융감독당국이 증시 대폭락 사태에 대해 정밀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를 보호하고 유사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독당국은 조사 결과를 공표하고 적절한 대응조치를 권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방하원의 폴 캔조스키(민주.펜실베이니아) 의원도 "이번 증시급락 사태와 관련해 11일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메리 샤피로 위원장에게 진상파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급속히 늘어난 초고속 온라인 주식거래 시스템이 전날 뉴욕증시의 공황상태를 초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 프리퀀시 트레이딩(High Frequency Trading)'으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1천분의 1초만에 주문을 냈다가 취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최근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월가의 일일 주식거래량의 70%가 이 시스템을 이용해 거래되고 있다.
WSJ은 뉴욕증시가 곤두박질치던 6일 오후 상당수의 '하이 프리퀀시' 기업들이 손실을 막기 위해 매매거래를 중단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시장내 주문 유동성을 급격히 떨어뜨려 한쪽의 팔자 주문을 다른 쪽에서 받아주지 못하는 혼돈에 빠지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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