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 사실상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헌법재판소는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제청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명의 위헌 의견과 2명의 헌법불합치 의견, 2명의 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해당 법률이 사실상 위헌이지만 즉각적인 무효화에 따르는 법의 공백과 사회적 혼란을 피하기 위해 법을 개정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그 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헌재는 내년 6월30일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위헌 의견을 낸 이강국ㆍ이공현ㆍ조대현ㆍ김종대ㆍ송두환 재판관은 "집시법 10조는 야간 옥외집회에 대한 허가를 규정한 것이므로 헌법에 정면으로 위반된다"고 밝혔다.
집시법 10조는 일출 전과 일몰 후 옥외집회를 금지하면서 부득이한 상황에서는 관할 경찰서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어겼을 때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 재판관 등은 "집회에 대한 허가 금지를 규정한 헌법 21조 2항의 취지는 집회의 내용을 기준으로 한 허가 뿐 아니라 집회의 시간ㆍ장소를 기준으로 한 허가도 금지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민형기ㆍ목영준 재판관은 "야간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질서유지가 어려운 특성이 있어 원칙적으로 야간 옥외집회를 제한하는 것에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집회 금지 시간대를 그렇게 광범위하게 정하지 않더라도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헌법불합치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김희옥ㆍ이동흡 재판관은 "야간옥외집회 금지는 집회 및 시위의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의 조화라는 정당한 입법목적 하에 규정된 것"이라고 합헌 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 등은 이어 "시간적 사전규제 범위가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고 해당 조항이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해 이로 인한 집회의 자유 제한은 감수할 만한 정도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참여연대 등 진보성향 단체들은 국민의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위해 법원이 올바른 판단을 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보수단체들은 지난해 촛불시위와 같은 집회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0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안진걸 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야간 옥외집회 금지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집시법 10조는 일출 전후 옥외집회를 금지하면서 부득이한 상황에서는 관할 경찰서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어겼을 때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박재영 판사는 "헌법이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데 반해 집시법이 야간 옥외집회를 사전허가제로 운영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제청 이유를 밝혔다.
박 판사는 또 "금지 시간도 일몰 후부터 일출 전까지 하루의 절반이나 돼 예외적 금지로 보기에는 범위가 너무 넓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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