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GM대우 연구원들이 라세티의 핵심 기술을 통째로 빼돌리고 외국 자동차회사에 입사한 뒤 실제로 복제차를 제작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5부는 러시아 자동차회사로 설계도면 등 핵심기술을 빼돌려 신차개발을 주도한 혐의로 한국법인 연구개발센터장 황 모(43)씨와 정 모(43) 부장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대우자동차와 GM대우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던 이들은 라세티를 비롯한 GM대우 차량의 엔진과 부품 설계 파일, 엔진개발 시험보고서 등 6천여 개의 관련 파일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황 씨는 지난 2006년 러시아자동차회사인 타가즈한국법인으로 직장을 옮긴 뒤 신차개발을 총괄지휘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먼저 GM대우를 떠나 타가즈사에 입사한 황 씨가 정 씨를 통해 핵심기술을 넘겨받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GM대우에서 일할 당시 외장하드를 이용해 관련 기술을 내려 받은 뒤 퇴직했으며, 타가즈사에 입사해서는 사무실의 업무용 컴퓨터에 GM대우 기술을 저장해 놓고 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정 일부가 아닌 라세티 기술 전체가 유출된 가운데 러시아에서는 라세티를 모방한 배기량 1천 400-1천 600cc 급의 준중형차가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모델이 외형 뿐 아니라 핵심자동차기술까지 라세티를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타가즈사에 전직 GM대우 직원들이 100여 명쯤 된다며 압수수색 결과 황 씨 등 2-3명의 전직 직원들 컴퓨터에서 관련 서류가 수 천 매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GM 대우는 이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해당 러시아 회사에 대한 법적 대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GM 대우가 지난 2002년 개발한 라세티는 지난해 라세티 프리미어가 출시되면서 국내 출시는 중단됐지만 지금도 동유럽과 인도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 회사의 이사 49살 김모 씨는 지난 4일 오전 기술유출과 관련해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 재조사를 앞둔 상태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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