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대부업체의 신용대출 승인율마저 작년 9월이후 10%대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낮은 일반 서민은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을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며 급전 마련을 위해 고금리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28일 국내 최대의 대부업체인 A&O그룹에 따르면 작년의 대출승인율은 평균 25%였으나 신용불량자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9월 이후에는 10%대로 추락했다.
대출승인율이 10%대라는 것은 대출 신청자 10명 중 겨우 1명 꼴만 대출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며 지난 2002년의 평균 대출승인율 38%에 비하면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A&O그룹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6천500억원으로 2002년 말의 1조500억원에 비해 38%(4천억원)나 감소했다.
대출승인율 추락과 대출 잔액 격감 등으로 인해 작년의 1인당 평균 대출금액도 150만∼200만원 수준에 그쳐 2002년의 250만∼300만원에 비해 100만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계인 A&0그룹의 관계자는 "LG카드 사태 등으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신규 대출 규모를 대폭 줄이는 등 위험 관리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고 "올해에도 지분 매각이 성사돼 자금력이 대폭 확충되지 않으면 대출 확대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에 이어 대부업체까지 신용대출을 억제하면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은 사실상 신용대출을 받을 길이 없다"고 지적하고 "결과적으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고금리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대호크레딧의 부도 등에 이어 10여개의 기업형 대부업체가 영업 중단 또는 부도 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국내 토종 대부업계도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 신규 대출을 확대할 여력이 거의 소진된 상태다.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 유세형 회장은 이와 관련, "작년 12월 말 현재 대부업 등록업체는 1만3천개를 넘고 있지만 일본계 업체를 제외한 토종업체는 대부분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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