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예술원 연기전공 교수이자 배우·연출가로 활동해온 박리디아 교수가 최근 ‘베트남 영화계의 박항서’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지인의 소개로 베트남 학생들을 만나면서 현지 예술계와 인연을 맺었다.
박 교수는 “그들의 눈빛에서 제가 젊었을 때 가졌던 순수한 열정을 보았다”며 “베트남 학생들은 흰 종이처럼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배움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고 회상했다. 가르치러 갔지만 오히려 학생들에게 더 많이 배우고 돌아온다는 것이 그의 소회다.
현재 박 교수는 베트남에서 연기 교육과 문화교류 사업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 유학에서 체득한 시스템, 한국의 연기 교육, 그리고 우타 하겐과 스타니슬랍스키의 연기론을 접목한 자신만의 철학으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우승자 응우옌 뚝 뚜이 띠엔, 배우 란 탄, 서커스 듀오 꾸어 꿔-꾸어 니 옙 등이 그의 제자들이다.
낯선 언어와 문화 차이로 처음엔 고민도 있었지만, 그는 ‘진정성’이 통했다고 강조한다. “어려움은 새로운 가능성의 다른 이름”이라는 그의 신념처럼, 베트남 현지 배우들과의 교감은 곧 신뢰로 이어졌다. 현지에서 ‘박항서’에 비견되는 애칭을 얻은 것도 그가 진심으로 베트남을 사랑한 결과라는 평가다.
그는 한·베 관계를 문화 차원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뚜렷하다. “정치와 경제는 이해관계로 얽히지만, 문화와 예술은 마음을 움직인다”며 “진정한 외교는 회의실이 아니라 무대와 캔버스, 사람들의 마음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는 씨앗과 같아 국경을 넘어 숲을 만든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영화계 주요 인물들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박 교수를 처음 베트남으로 이끈 퐌당지 감독, 함께 영화제를 설립한 녹 프로듀서, 다낭국제영화제를 통해 인연을 맺은 펑란 박사와는 지금은 가족 같은 사이가 됐다. 그는 이들을 두고 “베트남 영화계의 든든한 어머니 같은 존재”라며 깊은 존경을 표했다.
그가 양국 문화예술계에 바라는 점은 ‘진정성’이다. 단순한 상업적 성공이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젊은 예술가들에게 기회를 더 주어야 한다는 당부와 함께, 자신도 아시아청년예술가육성협회를 통해 이를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개인적인 질문에도 그는 특유의 긍정과 유머로 답했다. 미모 비결을 묻자 “특별한 비결은 없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최고의 관리”라고 웃었다. “최고의 화장품은 웃음, 최고의 성형수술은 사랑을 받는 것”이라는 말은 인터뷰 내내 여운을 남겼다.
앞으로 그는 한·베 합작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에 한국 프로듀서로 참여할 예정이다. 동시에 실력 있는 배우 양성과 양국 문화교류의 확대에도 힘쓸 계획이다.
박리디아 교수는 “예술에는 국적이 없다, 다만 진정성만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작은 씨앗 같은 노력이 모여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 더 큰 숲을 만들기를 그는 꿈꾸고 있다.
(인터뷰 원문)
기자: 오늘은 베트남 영화계에서 한국인으로 ‘영화계 박항서’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계신 박리디아 교수님(연세대학교 예술원)을 모시고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저의 채널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선생님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박리디아: 네, 안녕하십니까? 배우로 연출가로 활동하고 지금은 베트남에서 연기를 지도 감독하고 있고요. 연세대학교에서 연세예술원 연기전공 교수로 있는 박리디아입니다.
기자: 요즘 선생님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오늘 이렇게 모시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Q. 국내에서 많은 활동을 하셨고 예술인으로서 그동안 쌓아온 스펙이 대단하신데 베트남을 가시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A. 베트남과의 인연은 정말 우연히 시작됐어요. 당시 베트남에서 신인 배우들에 대한 선진 교육을 통해 베트남 문화 예술 산업의 초석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있었고 베트남에서 그런 적임자를 찾던 중 주변 지인분들을 통해 저에게 연락이 닿아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2016년 한 지인의 소개로 베트남 학생들을 만나게 됐는데, 그들의 눈빛에서 제가 젊었을 때 가졌던 그 뜨겁고 순수한 열정을 봤거든요. 한국에서 2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특별한 에너지였어요. 베트남 학생들은 정말 '흰 종이' 같았어요. 선입견 없이 모든 걸 받아들이고, 배우려는 의지가 너무나 강했죠.
"진정한 스승은 학생에게서 배운다고 하잖아요. 베트남에서 저는 가르치러 갔다가 오히려 더 많이 배우고 돌아와요."
Q. 베트남에서는 어떤 활동들을 하고 계신지...?
A. 베트남에서는 주로 연기 교육과 문화교류 사업을 하고 있어요. 베트남에서 아직 체계화된 교육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지 못해서 그러한 부분에 좀 더 신경 쓰고 있습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서 이야기하면 저는 러시아와 미국에서 유학을 하였고 그 두 개의 시스템과 한국의 연기 교육 시스템을 접목하고 우타 하겐과 스타니슬랍스키의 연기론에 제 나름의 철학을 더해서 베트남의 배우들에게 연기를 가르치고 있어요.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응우옌 뚝 뚜이 띠엔이나 배우 란 탄, 서커스 형제 꾸어 꿔-꾸어 니 옙 등을 가르칠 기회도 있었고요. 꾸준히 후진 교육 양성에 힘써오다 보니까 민간 차원에서의 양국 문화 교류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거기에 사랑과 관심도 자꾸 더해지다 보니 규모도 커지고 더 많은 교류도 하게 되어 민간 문화 예술 외교의 역할도 하게 되어 무한한 책임도 느끼고 있어요.
"연기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의 언어예요. 국경을 넘나드는 가장 아름다운 소통법이죠."
Q. 지금 베트남에서 교수님의 위치가 높다고(표현: 영향력이 큰 의미) 할까요?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된 계기나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솔직히 처음엔 정말 힘들었다고 하기보다 고민이 있었어요. 언어도 통하지 않고, 문화적 차이도 컸거든요. 하지만 그건 쓸데없는 고민이라는 걸 깨닫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진정성'이 통했던 것 같아요. 제가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전해졌고, 그들도 저를 받아들여 줬죠.
"어려움은 새로운 가능성의 다른 이름이에요.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길이 보입니다."
지금은 '베트남 영화계의 박항서'라고 불러주시는데(웃음), 너무 과분한 표현이에요. 다만 박항서 감독님처럼 베트남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해요. (웃음)
Q. 지금 이재명 정부에서도 베트남을 가장 먼저 국빈 초대를 할 만큼 중요한 파트너 국가로 인정하고 있고 앞으로 양국 간의 교류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문화예술계도 많은 교류가 예상됩니다. 이에 대한 전망과 관심 있게 주목할 만한 콘텐츠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이재명 정부에서 베트남을 우선 파트너로 두는 것은 정말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해요. 베트남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정말 높거든요. 특히 K-드라마, K-팝뿐만 아니라 한국의 연기 교육 시스템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특히 K-무비의 인기가 커지고 있어요.
"문화는 씨앗과 같아요. 한 번 심어지면 국경을 넘나들며 아름다운 숲을 만들어내죠."
Q. 베트남에서 교수님 주변 인맥에 대한 소개도 안 할 수 없는데요. 베트남에서 파트너십을 뛰어넘는 가족처럼 지내는 지인분들과 어떻게 인연이 시작되었나요? 많이 친하신가요?
A. 저는 소개하고 싶은 분이 세 분이 떠오르네요. 처음 저를 베트남으로 이끌어 주신 퐌당지 감독님, 주변의 소개만 듣고 저를 선택해주셨고 그렇게 학생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녹 프로듀서인데 어텀 미팅(영화제)을 같이 설립한 자매 같은 분입니다. 펑란 박사님과는 다낭 국제영화제를 통해 알게 됐어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문화 예술에 대한 철학이 비슷해서 금세 의기투합했죠. 정말 베트남 영화계의 든든한 어머니 같은 분이세요. 한번은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제 손을 잡으시고 ‘우리 나라(베트남) 배우들을 가르쳐줘서 정말 고마워‘ 라고 하셨는데 나라를 위하는 진심이 느껴져 가슴 뭉클했던 적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도 많이 가까워져서 이제는 가족 같은 사이예요. (웃음)
기자: 그분들의 나라 사랑과 자국의 문화를 아끼는 마음이 저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Q. 본인 원하시든 아니시든 이미 선생님께서는 문화 예술로서 민간 외교의 한 축을 담당하고 계신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비전으로 양국 간의 문화 교류를 바라보고 계신지...
A. 저는 문화가 가장 강력한 외교 도구라고 믿어요. 정치나 경제는 이해관계로 얽히지만, 문화와 예술은 마음을 움직이거든요.
"진정한 외교는 회의실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캔버스 위에서,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납니다."
제가 꿈꾸는 건 한국과 베트남이 서로의 문화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계예요. 저 혼자서는 작은 일이지만, 이런 작은 씨앗들이 모여서 큰 숲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양국의 문화 예술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양국 모두에게 바라는 건 '진정성'이에요. 단순히 상업적 성공만을 추구하지 말고, 서로의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예술에는 국적이 없어요. 다만 진정성만이 있을 뿐이죠."
그리고 젊은 예술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아시아청년예술가육성협회를 통해 이런 일들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에요.
Q. 미모 유지 비결은 따로 있으신가요?
A. 아, 이런 질문을 해주시니 정말 쑥스럽네요! (웃음) 특별한 비결은 없어요. 다만 베트남 학생들과 함께 있으면서 계속 젊은 에너지를 받고 있는 것 같아요.
"나이는 숫자일 뿐이에요. 진짜 젊음은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마음에서 나와요."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으니까 마음이 젊어지는 것 같고요. 물론 기본적인 관리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행복한 마음'인 것 같아요.
"최고의 화장품은 웃음이고, 최고의 성형수술은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기자: 우문에 현답을 해주셨네요. (웃음)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A. 베트남에서 한·베 합작으로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아주 큰 블록 버스터급 영화를 준비 중에 있고요. 저는 한국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꾸준하게 실력 있는 배우를 키워내는 일도 계속해서 할 거고요. 양국의 문화 교류에도 앞으로 더 많이 힘쓸 것입니다.
기자: 보통 예술계나 특정 분야의 최고 장인들에게 그 분야의 '거목'이라 표현합니다. 선생님의 과거 활동 모습, 출연작들, 지금의 활동, 문화 예술 분야에서 의 성과 등을 보면서 새로운 '거목'이 탄생하고 있다면 저는 향나무 같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련되고 아름다운 비유는 아닐지 모르겠으나, 향나무의 향은 사람의 정신을 맑게 하고 심신 안정에 도움을 준다. 침향이라는 이름으로 귀한 약재가 되며 신에게 바쳐지는 향의 원료이기도 하다. 이렇듯 선생님의 문화 예술, 그린 외교의 비전은 인간에 대한 사랑, 인간을 이롭게 하는 향나무를 닮은 듯하다.)
기자: 박리디아 선생님의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