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둘러싼 후계자설에 선을 그었다. 그는 “실제 후계자는 서방 세계에서 유학 중인 아들”이라고 주장하며, 주애의 전면 등장에는 ‘위장된 전략’이 숨어 있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8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지금 많은 언론이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김 위원장의 아들이 이미 서방 어딘가에서 유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 아들을 숨기기 위해 주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회주의 국가나 봉건사회에서 딸, 여성이 국가 원수로 후계자가 된 사례는 없다”며 성별적 한계를 지적했다. 다만 실제로 몽골·투바 등 일부 사회주의 체제에서 여성 지도자가 국가 수장 역할을 맡은 사례가 있어, 그의 발언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에 주애를 동행시켜 눈길을 끌었다. 중국 측은 김 위원장이 딸과 함께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왕이 외교부장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의 영접을 받는 장면을 공개했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 등 서방 언론은 이를 “국제 무대에 주애를 소개한 것”이라고 해석했으나, 박 의원은 “상징적 동행일 뿐 후계자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김정은과 김여정도 어린 시절 스위스에서 유학했지만 당시에 아무도 알지 못했다”며 “김 위원장이 딸을 아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후계 문제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