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 정상이 한데 모여 결속을 과시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경계감을 강화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이 오늘(4일) 보도했다.
베이징에서 어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대해 일본 외무성 간부는 “중국이 각국 정상을 모아 세를 과시하려 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 간부는 “여름은 중국이 역사 전쟁에 힘을 들이는 시기이지만, 지금은 일본에 강경한 자세를 강하게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열병식 목적이 본래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축하이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연설에서 일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다자 외교 무대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른 나라 의견도 듣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다만 북중러 정상이 결속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처한 상황 등이 각기 달라 협력 관계가 아주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일본 정부 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북중러 결집에 대응해 동맹인 미국을 비롯해 한국, 호주, 필리핀 등 우호국과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 우호국과 연대에 나서지 않고 다자 협력에도 소극적이어서 독자 외교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아사히는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 우호국에도 고율관세를 부과해 각국과 관계가 순조롭지 않다”며 올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 협의체) 정상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할 것이라는 미국 언론 보도 등으로 개최가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은 오는 5일 도쿄에서 호주와 외교·국방 장관(2+2) 회의를 여는 등 우호국과 관계를 다질 계획.
아울러 일본 정부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올가을 펼쳐지는 다자 외교 무대에서 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해 중국과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