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만루 기회, 박진만 감독 옆에 선 강민호가 투구 준비 동작에서 주자들을 살피지 않는 감보아의 습관을 알린다.
곧바로 삼성의 주자들은 약점을 파고들었다.
공을 글러브에 넣은 채, 무려 5초 가까이 땅만 바라보는 사이 3루 주자 이성규가 홈스틸에 성공했다.
이성규가 홈 플레이트를 쓸고 난 뒤에야 고개를 든 감보아는 후속 주자라도 막기 위해 3루로 공을 던졌지만, 결국 역대 9번째 삼중 도루까지 허용했다.
3루 쪽 각도로 다시 한번 보면, 등 뒤 3루 주자는 아예 신경 쓰지 않은 채 자신의 투구만 준비하는 감보아의 습관이 그대로 노출된 장면이었다.
베테랑 강민호의 눈썰미에, 발 빠르게 작전을 수행한 선수들을 향해 박진만 감독은 박수를 보냈다.
크게 흔들린 감보아는 폭투로 추가 실점까지 한 뒤, 혹독한 KBO리그 데뷔전을 마쳤다.
삼성은 선발 후라도의 호투와 홈런 선두 디아즈의 시즌 21호 포를 앞세워 롯데를 완파했다.
약 50m를 질주한 LG 박해민이 담장 앞에서 뜬공을 잡아낸 뒤 임찬규의 박수를 받는다.
3회, 슬라이딩 캐치로 최재훈의 안타를.
8회엔 플로리얼의 장타마저 지워버린 박해민의 활약 속에, LG는 한화를 2 대 1로 꺾고 1·2위 맞대결에서 먼저 웃었다.
KIA는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최형우를 앞세워 키움을 이겼지만, 김도영이 도루를 시도하다, 복귀 한 달 만에 또다시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돼 비상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