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들 옆에 기대 누운 깃털 단 사냥꾼.
누군가는 사랑을, 누군가는 기쁨을 표현하고, 폭 2미터 캔버스에 한 편의 오페라가 펼쳐진 듯하다.
강렬한 붉은색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광대와 푸른 어둠 속의 관객들.
화려한 색이 부딪히며 만든 긴장감과 파동에서 샤갈의 개성이 온전히 드러난다.
초록 말을 탄 신부 앞, 꽃다발을 든 광대의 시선이 머문 곳에는 깊은 슬픔이 내려앉았고, 화려한 꽃의 향연 뒤엔 샤갈의 감정들이 묻어난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과 러시아혁명까지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샤갈은 작품마다 전하지 못한 회한을 남겼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와 스러져가는 사람들을 통해서는 전쟁 통에 고향을 등져야 했던 유대인들의 고통을, 작품 속 한 마리의 새는 평화를 염원하는 샤갈의 간절함을 상징한다.
서거 40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샤갈 특별전에서는 160여 점의 명작과 함께 미공개 작품 7점도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