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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도시의 소문과 영원의 말>
  • 김민수
  • 등록 2025-05-26 09: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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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판유통통합전산망

허블에서 나인경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2021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자연스러운 분위기와 감정”(박솔뫼 소설가)을 느끼게 하며, “만져질 듯 생생한 이야기”(김희선 소설가)를 써냈다는 상찬을 받으며 등장한 나인경의 첫 번째 장편소설은 근미래 사회를 다루는 SF다. 2035년, 기술을 통해 인간은 기억을 손쉽게 저장해 지우고 되살릴 수 있게 되었다. 초거대 기업 ‘유니언워크’가 개발한 ID칩은 인간의 뇌와 클라우드를 연결해 편의를 약속했지만, 사용자들의 기억에서 지속적으로 감정을 제거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소설은 ‘안’과 ‘정한’이라는 두 인물을 통해 전개된다. 어린 시절 ID칩 생체실험에 희생된 두 아이. 세월이 흐르며 그 둘은 서로의 생활을 모르는 채 각각 프리랜서 방송작가와 AI 챗봇 설계자로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실험 당시 다섯 아이의 의식을 동시에 주입한 채 살아야 했던 안과, 기억을 끊임없이 파편화하는 실험의 대상자였던 정한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안은 ID 칩 서비스를 사용해서 기억을 소거하는 서비스를 받고 정한은 반대로 기억을 복원하는 서비스를 받는다. 그리고 그 두 사람 안에 설명할 수 없는 공허와 그리움이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다. 한편 전 세계의 유니언워크 사용자들에게는 기묘한 메시지가 도착한다. 저마다의 감정을 깊이 환기하는 문구. 읽는 순간 사용자들은 잊고 있던 기억을 강렬하게 떠올리며 혼란에 빠지는데….

『도시의 소문과 영원의 말』은 기억과 감정에 대해 탐구하며, 여전히 서로를 찾아가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없음’과 ‘있음’, ‘사라짐’과 ‘연결’ 사이를 오가며 소멸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마음을 소설에서 길어 올린다. 기술적 디스토피아를 놀라울 만큼 치밀하게 그려내면서도 맑은 서정을 품으며 인간 마음의 꿈틀거리는 단단한 힘을 드러낸다. 사랑은 살아남는다는 고요한 믿음 말이다. SF와 로맨스 스릴러의 절묘한 결합. 영화 〈이터널 선샤인〉과 〈러브레터〉의 눈부시고 아름다운 고통을 간직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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