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든 외국인 선수들이 김일성 경기장에 입장한다.
관중석에 앉아 있는 북한 주민들을 촬영하거나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평양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모습이다.
2019년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6년 만에 재개된 경기이다.
출발 신호와 함께 달리는 선수들, 짧은 우리말 구호를 외치는 서양 참가자도 있다.
46개국에서 2백여 명이 참가했는데 풀 코스와 하프 코스에선 북한 선수들이 모두 우승했다.
김일성 경기장에서 출발해 반시계 방향으로 돌았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시계방향으로 도는 코스였다.
최근 완공된 평양 종합병원을 볼 수 있도록 코스를 조정한 것이다.
이밖에 여명거리, 보통강안 주택지구 등 최근 잘 조성된 신시가지도 주요 코스에 포함됐다.
대회 명칭도 이번에 달라졌다.
원래는 ‘만경대 국제마라톤대회’였지만, 평양 국제마라톤으로 바뀐 것이다.
국제적인 관습을 따라가면서, 보통 국가의 면모를 과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서방 관광객들의 라선관광을 북한이 돌연 막았던 이유 중 하나로 sns 노출이 꼽혔었다.
이번 마라톤 경기 장면을 선수들이 자연스레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모습은, 굳이 막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마라톤 외에도 5박 6일 동안 평양 관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 원산갈마해안지구 개장에 발맞춰, 북한 당국이 관광 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외화벌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