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3월 셋째 주까지 미국의 경제 상황을 두루 반영하는 대표적인 주가지수 S&P 500은 연초 대비 4%나 빠졌다.
지수 자체가 이 정도 내려왔다는 건 종목 선택을 잘못했을 때 손실률이 생각보다 굉장히 컸다는 얘기다.
동맹이든 적이든 트럼프 대통령의 피아 식별 없는 관세 전쟁이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고 이게 다시 수입품 가격을 올릴 거란 전망 속에 미국 기업의 실적과 소비자 물가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이 도리어 유럽 증시에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미국이 수입품 관세 인상과 자국 기업 우대 정책을 펼치는데도 미국 증시는 고전하는 반면, 유럽연합은 1,300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재정 확대로 증시에 땔감을 무한 리필하는 중이다.
덕분에 올해 들어 3월 셋째 주까지 유럽 대표 주가지수 유로스톡스50은 무려 10% 이상 급등했다.
유럽의 맹주 독일이 연거푸 역성장하고 발언권이 센 프랑스 내각이 흔들렸는데도 약세가 예상됐던 유럽연합의 통화 유로화 역시 강세로 돌아섰다.
연초 유로 대비 달러 환율은 1.03달러 선이었지만 어느덧 1.09달러 선까지 올랐다.
같은 값의 유로로 더 많은 달러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열심히 유럽을 때리는 사이, 유럽 시민들 구매력은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뜻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더니 정작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시장에선 트럼프 규제의 역설이 미국을 위대하게가 아니라, 메가, 즉 메이크 유럽 그레이트 어게인((Make Europe Great Again·MEGA) 유럽 좋은 일만 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시의 큰손들도 미국장에서 돈을 빼서 유럽으로 투자 비중 확대하는 중이다.
대표적인 유럽 방산주 라인 메탈 등은 유상증자 이슈 이전의 국내 방산주처럼 시세 분출하는 중이다.
아직은 관세전쟁 초입이지만, 초라한 주가를 보면서 글로벌 자유무역의 가치를 한 번쯤 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