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년층 사이 큰 반향이 일어났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노래가 그리웠단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바로 한 영화 때문이었다.
죽은 첫사랑의 옛 주소로 보내는 편지.
영화 '러브레터'에선 등장인물들이 조난 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주인공을 그리며 푸른 산호초를 불렀다.
아름다운 설경과 아련한 감성이 맞아떨어지며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소환했던 러브레터는, 3백만 관객이 들며 당시 일본영화로선 상상하기 힘든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제는 클래식이 되어버린 영화 '러브레터'가 공개 30주년에 맞춰 재개봉했다.
보름 만에 관객이 21만 명을 돌파했는데, 9번째 재개봉인 걸 감안하면 식지 않은 인기를 실감케 한다.
스무살 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지천명의 중년이 됐을 긴 시간, 그 시절 명작이 다시 소환된 이유는 뭘까.
코로나 시기 OTT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영화관에서 OTT로 시청자들의 대이동이 일어났다.
이렇다 할 신작도 없는 상황에서 투자비가 필요 없고, 그러면서도 인기는 검증된 '불후의 명작'들이 극장가에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 2023년 48편에 불과했던 재개봉 영화는 지난해 84편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2년 전 신드롬급 인기를 모은 뒤, 올 1월 재개봉한 이 영화가 대표주자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필두로 색계, 렛미인, 해리포터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이 모든 것들이 이달 재개봉작이고, CGV에선 아예 지난해부터 정기적으로 재개봉 영화를 선보이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아는 맛'으로 위기를 버티는 극장가의 시간여행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