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날씨에도 나훈아 씨의 은퇴 공연을 보려는 팬들이 몰렸다.
1966년 '천리길'로 가요계에 등장한 그는 '무시로', '잡초'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는데, 지난해 2월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마이크를 놓는다는 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며 "'박수칠 때 떠나라'는 진리의 뜻을 따르고자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별 공연도 공연이지만, 이번 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국 혼란을 놓고 정치권을 향한 그의 쓴소리도 눈길을 끌고 있다.
나훈아 씨는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고 했고, 왼팔을 가리키며 "너는 잘했나"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다툼을 벌이던 형제 모두를 혼낸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최근 정쟁이 "국가, 국민을 위한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계엄 사태 나흘 만에 열린 대구 공연에서는 "며칠 밤을 새웠다", "공연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됐다"며 "국회의사당과 용산, 여당·야당 대표 집은 어느 쪽이냐"는 발언이 이목을 끌기도 했다.
평소에도 민감한 소재를 놓고 소신을 숨기지 않았던 나훈아 씨가 이번 고별 공연에서도 책임 공방만 벌이는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