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총리는 어제(11일) 특별국회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총리로 재선출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자민당은 이번에야말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9일 중의원을 조기 해산하고 내각 발족 한 달 만에 총선을 치르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자민당과 공명당은 기존 의석수보다 64석 적은 215석을 얻어 과반 의석을 얻는 데 실패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의 의석수 합계는 옛 민주당에 정권을 넘긴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과반에 못 미친 것이다.
총선 참패 원인으로 앞서 불거진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이 지목되는 가운데, 이시바 총리는 회견에서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의 디지털화, 독립 기관에 의한 정치자금 검증을 약속하는 등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외교와 관련해서는 “사정이 허락한다면 14일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남미를 방문할 것”이라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한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과 만나 국제 정세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논의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두고는 “매우 양호한 양국 관계를 유지하고 이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가능한 한 조기에 직접 회담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에 관해서는 “국가 주권의 침해”라며 “하루라도 빠른 납북 피해자의 귀국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모두 강구한다는 결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2차 이시바 내각의 우선 과제로 안보 강화, 치안·방재 대응, 활력 회복 등을 제시하면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 10조엔, 우리 돈 약 90조 원 이상의 공적 지원을 할 계획도 소개했다.
이시바 총리는 재선출 뒤 1차 내각 각료 중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을 비롯해 외무상과 방위상 등 16명을 유임했다.
다만 지난달 총선에서 낙선한 자민당 출신 각료 2명과 연립 여당 공명당 대표로 취임한 국토교통상은 교체했다.
2차 내각의 법무상으로는 스즈키 게이스케 전 외무성 부대신이, 농림수산상으로는 에토 다쿠 전 농림수산상이, 국토교통상으로는 공명당 인사인 나카노 히로마사 전 경제산업성 정무관이 각각 기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