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재차 검찰에 출석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대표는 오늘(12일) 오후 1시 반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에 제3자 뇌물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했다.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오늘은 대북송금에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지 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사업비) 대납, 방북비 대납, 주제를 바꿔가면서 1개 검찰청 규모의 인력을 검사 수십 명, 수사관 수백 명을 동원해 수백 번 압수수색하고 수백 명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며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북한에 방문해서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부지의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 사채업자 출신의 부패 기업가에게 100억 원이나 되는 돈을 북한에 대신 내달라고 하는 중대범죄를 저지를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저를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며 "국민과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현 정부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들께서 겪고 계시는 어려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아시아의 발칸으로 변해가는 이 한반도의 평화 위기를 방치하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에 더 주력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도 전했다.
'대북송금 관련 공문에 도지사로서 결재한 사실이 맞냐'는 질문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표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조사를 받는 건 지난 9일 이후 사흘 만이다.
지난 9일 이 대표는 검찰 조사를 받다가 검찰이 조사를 일부러 지연시키고 있다고 항의한 뒤, 조서에 날인하지 않고 귀가했다.
이에 검찰은 이 대표가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고 장황하게만 답했다며, 오늘 재차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이 대표가 오늘로 13일째 단식 중인 점을 고려해, 수원지검 측은 "주요 혐의에 관한 핵심적인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최대한 신속히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의료진과 의료시설에 대한 사전 협의도 마쳤다고 검찰은 전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 요청으로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와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등 모두 8백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이 대표가 관련 내용을 승인하거나 보고하는 등 관여했다고 보고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벌여 왔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한데 묶어 서울중앙지검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 대표의 검찰 조사는 올해 들어 여섯 번째로, 앞서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 백현동 특혜 의혹 등으로도 네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