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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공원, 조혜숙 시인의 ‘191002 브리즈번’ 출간
  • 조기환
  • 등록 2022-03-25 14: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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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도서출판 문학공원




도서출판 문학공원은 아호가 미령(未齡)으로 인천에 거주하면서 ‘생활문학’에서 시로 등단한 조혜숙 시인의 두 번째 시집 ‘191002 브리즈번’을 펴냈다고 밝혔다.


세상은 빨리빨리 진화한다. 외국인들도 한국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빨리빨리’라는 말을 배우고, 갓난아이들도 ‘엄마’란 말보다 ‘빨리 주세요’란 말을 먼저 배운다는 농담을 할 만큼 빨리빨리는 삶의 대세가 됐다. 그러나 이젠 변해야 한다. 빨리빨리에 길들여진 조급한 성격을 누그러뜨리고 ‘천천히’, ‘슬로우리’를 생활화해야 한다. 그래서 요즘은 슬로우를 생활화하자는 국제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슬로시티에 살며 슬로우 푸드를 먹으며 느리게 천천히 사는 것이 인간에겐 이상적인 삶인데,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빨리빨리 행동하고 있다.


그러나 조혜숙 시인은 급하지 않다. 남들처럼 다작하지 않고 천천히 행동하는 조혜숙 시인의 슬로우 포엠을 통해서 우리는 건강한 정신 먹거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조혜숙 시인은 시집 속의 ‘시인의 말’을 통해 “좋은 시를 쓰기에 내 삶은 너무 평온했다. 굴곡 있는 삶을 살아내면서 상처받고 아픔을 슬기롭게 극복해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인생의 깊이가 내겐 없다. 그러나 비록 좋은 시 한 편을 끝내 못 쓴다 해도 평탄한 삶이었음은 감사한 일이다. 남은 날들도 지금처럼 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평화로운 날들이면 족하다. 그래서 나는 그저-통통한 시를 쓰는 시인-이면 된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분 좋아지는 귀여운 아기 같은, 그런 시를 쓰는…”이라며 소감을 피력한다.


느리게 가는 길이 결코 뒤처지거나 낙오되지 않은 길임을 조혜숙 시인은 ‘느리게’란 시에서 말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 하굣길이면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옥수숫대를 꺾어 먹고 무를 뽑아먹으며, 새 둥지를 찾거나 물고기를 잡으며 놀다 느릿느릿 집으로 향해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서산마루에는 노을이 붉게 물들어 장관이었던 그림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우리는 학습을 통한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나비는 마음대로 날 수 있어서 즐거울 것이라는, 꽃은 예뻐서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오류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우리는 열어놓아야 한다. 그래서 조혜숙 시인은 ‘나비에게 휴일이 필요할까’라는 시에서 ‘휴일을 기다리는 달팽이’와 ‘월요일을 싫어하는 잠자리’를 등장시킨다. 일찍이 ‘노자(老子)’와 ‘장자(莊子)’에서는 그물이나 낚시로 물고기를 잡지 않으며, 나무를 잘라 불을 때거나 산을 허물어 길을 내지 않고, 자연은 사람이 함께 걸어가야 할 동행으로서의 존재로 인식한다.


그런데 조혜숙 시인은 나비와 꽃, 달팽이와 잠자리에게 휴일까지 제공해주니, 정말 노장사상이 충실히 깃든 생태주의적 사고라 볼 수 있다.


한편 김순진 문학평론가는 작품 해설을 통해 “첫 번째 시집과 두 번째 시집은 내용이나 기법에서 달라야 하지만, 특히 내적인 성장 면에서 달라야 하는데, 조혜숙 시인은 이 셋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며 “우선 심리묘사가 압권이었고, 자아 성찰이 돋보이는 시편들이어서 독자들에게 많은 깨달음과 평안하게 해주는 시집이라 할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시집은 이제 문학상에도 도전할만한 괄목상대한 시집이었다”고 덧붙였다.


조혜숙 시인은 △‘생활문학’에서 시 △‘시조문학’에서 시조 △‘경기수필’에서 수필로 등단한 바 있다. 또한 조혜숙 시인은 생활문학 작품상, 하인리히 하이네 문학상을 받고 2017년 한국을 빛낸 문인 100인에 선정됐다. 조혜숙 시인의 시집은 ‘색종이 접는 여자’, ‘191002 브리즈번’, 시조집 ‘인생 = 손칼국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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