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정상회담을 보는 외신의 시각은 ‘평화와 희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반도평화 담론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물론이고 6자회담과 APEC정상회의에서도 한반도평화는 중요한 아젠다로 공론화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7 남북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를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잡은 것은 갑작스럽거나 우연한 일이 아니다. 서울출발부터 평양도착까지, 그리고 이어지는 정상회담 모든 일정에 면면히 흐르는 테마는 평화체제구축과 그것을 뒷받침할 남북경협이다. 정상회담을 보도하는 세계 주요언론도 맥을 같이 한다. 한반도 평화이니셔티브는 논리적으로 타당한 것이며 타의에 의해 분단된 국가가 화해와 협력, 평화와 안정을 지향하는 것은 당사국들 뿐 아니라 주변지역에도 바람직한 일이라는 논조다. “화해협력 평화안정 지향, 한반도와 주변지역에 바람직” 일본 아사히신문은 3일 사설에서 남북지도자들 간 7년 만의 첫 만남 초장에 1차 때와 같은 고양된 분위기가 사라지고 실무형이 드러난 것은 “열광은 떠나고 침착한 대화가 시작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역사적 회담의 “냉랭한 시작”을 꼬집은 일부 서양신문들의 지적과 대조된다. 사설은 진지하게 이어진다. “중요한 것은 정상회담의 내용이다. 분단국가가 화해와 협력을 확인하고 평화와 안정을 지향하는 것은 당사국자들 뿐 아니라 우리들 이웃나라에도 바람직한 일이다. 결실이 많은 회담이 될 것을 기대한다.” 아사히는 그러면서 대통령이 핵 포기 언질을 받아내기 바란다는 주문을 보탰다. 마이니치신문도 2일 노대통령의 군사분계선 도보횡단을 가리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역사를 움직이려는 포부가 엿보인다”고 평했고 요미우리는 대통령이 분계선을 걸어서 넘으며 “금단의 벽”을 무너뜨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 “남북평화추진에 대한 의욕을 어필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도보통과를 “한반도 평화정착을 최우선과제로 삼는 노정부가 분단의 비극을 세계에 역설한 연출”이었다고 풀이했다. “한반도 평화구상은 이성적 논리적으로 타당”이번 정상회담이 남북간 신뢰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 독일 프랑크푸르터아게마이네차이퉁은 2일자 논평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한반도평화협정이 논제에 오른 터에 부시대통령도 이를 전향적으로 언급한 점을 지적했다.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계속되는 한반도 전쟁 상태는 국제법상 평화조약을 통해 해소될 수 있는 만큼 이런 구상은 “이성적이며 논리에 맞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그 때문에, 물론 북한의 합의이행이 전제돼야 하나, “남북정상 간 두 번째 만남은 신뢰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한반도 평화 만들기는 또 북한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평양정상회담 역사의 올바른 방향 전진 입증”“코리아에서 희망의 정상회담”을 제목으로 뽑은 2일자 프랑스 피가로 논평은 “평양정상회담은 모든 일이 나쁘게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란 징조”이며 “전쟁으로 분단된 한반도의 통일은 아직 멀어 보이나 2000년 이후 이번 첫 만남은 역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LA타임스,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도 정상회담에 큰 관심을 집중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반도 통일의 꿈을 타고 역사의 전진을 희망하면서” 북한수도 평양으로 가서 “폐쇄적 지도자를 지구촌청중 앞에 등장시키는 보기 드문 사흘간의 정상회담”에 들어갔다고 LA타임스는 논평했다. 신문은 노대통령이 2일 평양시가지에서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과 나란히 오픈 카 퍼레이드를 벌인 점을 이례적 행사로 꼽았다. 타임스는 대통령이 북한경제를 부양하고 남북격차를 줄여 궁극적으로 통일을 가능케 할 인센티브패키지를 제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걸어서 넘은 장벽, 궁극적 한반도 통일에 희망메시지USA투데이는 비록 김정일이 냉담하게 정상회담 단추를 풀었으나 그럼에도 정상회담은 “남북이 화해하고 2차 대전 후 서로 적대하는 양쪽으로 갈라진 나라를 궁극적으로 통합할 것이라는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논평했다. “내가 북에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남북을 오갈 것이며 그렇게 되면 금단의 선은 점차 지워지고 장벽은 무너질 것”이라는 노대통령 평화메시지는 USA 뿐 아니라 대부분의 다른 신문에도 인용된 희망의 목소리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남북정상이 평화합의 도달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한 후, 일본 아키타 국제대학 한국학과 케네스 키노네스 교수를 인용 “남북은 향후 한반도 화해와 관련,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과시하려 하며 이는 특히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미국정부도 2일 남북간 흔치 않은 정상회담을 조심스럽게 환영하는 공식논평을 냈다. 다나 페리노 백악관대변인은 “남북정상회담은 평화와 안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궁극적으로 그것은 한반도비핵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클린턴행정부에서 대북협상 고위대표를 지잰 웬디 셔먼을 포함한 분석가들은 노대통령이 6자회담 핵합의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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