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한반도의 긴장과 대립이 미국의 적대적인 대북정책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주변에서의 군사연습 등 적대정책을 중단하면 화답할 수 있다는 고 말했다.
김 대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 참여해 "냉전이 종식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긴장과 대립이 악화되고 있다. 이것의 뿌리는 미국의 적대적인 대북정책"이라며 “현 미국 행정부는 적대시 의사가 없다는 걸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적지 않은 수의 유엔 회원국들은 한반도 문제가 미국의 적대적 대북정책에 기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며 "핵 문제에 관해서라면, 우리가 핵을 가져서 미국이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 미국이 적대적이어서 우리가 핵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또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적대정책은 우리에 대한 군사적 위협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단 한 명의 외국 군대도 평화적인 군사력일 수 없다. 그러나 남한에는 거의 3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언제라도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는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 주변에서 단 한 차례도 훈련한 기록이 없다. 하지만 미국은 매년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훈련을 하고 있고, 지난 수십년 동안 주한 미군을 포함한 전 세계 해군 항공대를 동원했다. 때때로 한국에 수많은 무장세력을 배치하면서 우리를 위협해왔다"고 했다.
지난달 진행됐던 한미합동군사연습에 대해서도 "이것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주는 성격의 연습이다. 연합군사훈련의 명칭만 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사는 "남북관계는 지난 수십년간 미국의 '방해의 그늘'에서 나온 적이 없다. 미국이 한국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군사 동맹의 기회를 제한함에 따라, 그리고 남한 당국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남북협정은 충실히 이행되지 않았다"고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장구하게 지속되고 있는 조선전쟁을 끝장내기를 바란다면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우리를 겨냥한 합동군사연습과 각종 전략무기 투입을 영구 중지하는 것으로부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포기 첫걸음을 떼야 할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에 대한 위협을 그만둔다면 조미 관계와 북남 관계에서는 밝은 전망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세상이 다 알다시피 우리의 전쟁 억지력 안에는 강력한 공격수단도 있지만 이런 수단들을 누굴 겨냥해 쓰고 싶지 않다”면서 “다시 말해 미국이나 남조선, 주변 국가들의 안정을 절대로 침해하거나 위태롭게 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단지 우리를 방어하고 국가의 안보와 평화를 안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국방을 구축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누군가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표현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대사는 또 30년 전 북한이 유엔에 가입한 사실을 소개한 뒤 유엔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일부 대국들이 자기 이익과 우선권에 따라 국제관계를 마음대로 재단하는 정치적 도구가 아니다”며 “안보리가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을 비롯한 특정한 나라들의 무분별한 군비증강과 전쟁범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안 하면서 우리 공화국의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를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는 건 유엔이 국제공동체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집단의 안방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을 실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전 6시40분께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 이러한 무력시위만 여섯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