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인권'을 존중하라며 여성들이 거리 시위에 나섰다. 탈레반의 강경 진압으로 2명이 사망하는 등 어려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여성들은 계속 시위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이 반(反)탈레반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폭력적 통제를 받는 여성들도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탈레반의 강경 진압에 사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아프간 하아마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발흐주의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에서 탈레반에 여성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여성들의 거리 시위가 진행됐다. 이들은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며 여성들의 교육·일할 기회 보장을 요구하는 한편 “새 정부 구성 모든 계층에 여성을 참여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아프간 여성들은 지난달 15일 탈레반 재집권 후 대부분 집 안에 머물며 외출을 삼가다 이달 들어 점차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달 2일 아프간 서부 헤라트에서 여성 50여명이 거리 시위를 벌였고, 3일과 4일에는 수도 카불과 아프간 남서부 님로즈에서 여성들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여성들은 “90년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내각에 여성을 포함해 달라” “여성이 빠진 새 정부는 무의미할 것” 등의 구호를 외쳤다.
탈레반은 시위대가 대통령궁 인근까지 행진하자 위협 사격을 했지만 시위대는 “우리는 함께다. 겁내지 말자”고 외쳤다.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열린 시위는 비교적 평화적으로 끝났지만, 앞서 카불의 여성 시위는 탈레반이 최루탄을 터뜨리고 경고사격을 하며 강제 해산됐다. 또한 이날 헤라트에서 벌어진 시위에서는 강해 해산 과정에서 시위대 중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앞서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샤리아) 내에서 여성들의 권리를 인정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교육과 회사 복직에 제한을 두고 있다. 또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어야 외출이 가능하고, 여학생들에게는 눈만 내놓는 '니캅'을 강요하고 있다. 이날 발표한 과도 정부 인사는 모두 남성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