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KBS뉴스 캡처]캐나다에서 보행로에 있던 무슬림 일가족 4명이 백인이 모는 트럭에 치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이를 계획된 증오범죄로 보고 가해자에게 테러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오후 8시 40분께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시에서 백인 남성이 운전하는 픽업 트럭이 보행로에 돌진해 행인을 덮쳤다.
이 사건으로 74세 여성, 44세 여성, 46세 남성, 15세 여성이 숨졌다. 이들은 각각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딸로 한번에 3대가 숨진 것이다. 피해 가족의 유일한 생존자인 9세 소년은 크게 다쳐 입원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들은 14년 전 파키스탄에서 캐나다로 이민했으며 런던에 있는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다니는 신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인 20세 남성 너새니얼 벨트먼은 사건 현장으로부터 6㎞가량 떨어진 쇼핑센터에서 체포됐다. 벨트먼은 피해자들과 일면식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차도에 있던 트럭이 방향을 갑자기 틀어 인도로 돌진해 이들 가족을 친 후 빠른 속도로 달아났다고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벨트먼이 계획된 증오범죄를 행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은 고의적인 행위로, 피해자들이 이슬람교를 믿었기 때문에 공격 대상이 됐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이 사전에 계획됐고 증오가 범행 동기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벨트먼에겐 일단 4건의 살인 혐의와 1건의 살인 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그에게 테러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벨트먼은 범죄 전과가 없고 이번 사건에 공범이 있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그가 특정 증오집단에 속해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캐나다 전역은 분노와 충격, 그리고 비통에 휩싸였다.
평소 증오범죄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슬람 혐오는 캐나다 지역사회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며 “은밀하게 퍼지는 비열한 증오를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는 “이런 악랄한 폭력행위는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에드 홀더 런던 시장은 “3대가 사망한 가족의 희생을 애도한다”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