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문재인 대통령이 오늘(2일) 4대 그룹 총수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는 것은 2020년 1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 이후 약 1년6개월 만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2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대표들과 오찬을 함께 한다. 삼성그룹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 중인 관계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할 예저이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만 별도로 오찬을 하는 것은 2017년 대통령에 취임한 후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21일(미국 현지시간)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첫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44조원 규모의 대(對)미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한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기여한 데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4대 기업 대표들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계기로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국 상무부 주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총 394억달러(44조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신규 파운드리공장 구축에 170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하고,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낸드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기업은 약 140억달러(약 15조78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충전 인프라 확충 등에 74억달러(약 8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규제 완화 및 지원 등 재계의 요구 사항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오찬 참석자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구두로 건의할지도 관심사다. 경제인 사면은 주요 경제단체가 건의하면 이를 대통령이 고려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는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이미 지난 4월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장, 한국무역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과 함께 5개 주요 경제단체 공동명의의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특히 4대 그룹 총수들은 정례적으로 모임을 가질만큼 친분이 두터워 이날 유일하게 불참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과 사면의 필요성을 참석 총수들이 문 대통령에게 전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론에 대한 질의에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 우리도 사업 경쟁력을 높여갈 필요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그러나 여러 가지 형평성이라든지, 과거의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충분히 많은 의견을 들어 결정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