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 32건과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마을이 최근 들어 관광명소로 알려지면서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으나 문화재 감시요원 1명만이 파견돼 있어 문화재관리감시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대규모 고서적 등 문화재 도난사건이 발생, 문화재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경주 양동마을은=15∼16세기 조성돼 여강 이씨와 월성 손씨 두 가문이 통혼하며 전통을 지킨 양반마을로 각종 자료들과 유교사상, 관습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지정된 문화재로는 국보 283호 ‘통감속편’을 비롯해 보물 4건, 중요민속자료 13건, 도지정 유형문화재 2건, 기념물 1건, 민속자료 1건, 문화재자료 1건, 시향토문화재 9건 등 모두 32건이나 되고 1984년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 제189호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양동마을에는 우제집(愚齊集), 회제선생문집(晦齊先生文集), 경주향안(慶州鄕案) 등 손씨와 이씨의 선조 문집을 비롯해 일반 전적류 1만여권과 시권(試券), 호적단자(戶籍單子) 등 조선 전기에서 말기까지에 이르는 고문서류 6500여장과 탁본류 등도 다수 소장돼 있다.
문화재가 마을전체에 산재, 보존가치가 높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된 양동마을은 3∼4년 전부터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 주말과 휴일에는 1000여명이 몰리고 평일에도 수백여명이 찾고 있는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문화재 보존실태 및 대책=지난해 이 마을에서 보관중이던 문화재가 무더기로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중요민속자료 제23호인 월성 손씨 종택을 비롯해 6개 장소에 보관중이던 고서적 62종, 306권과 관복 등 문화재 1000여점을 도난당했는데 이 가운데 동방 18현의 한분인 회재 이언적(李彦迪) 선생의 문집을 비롯, 조선시대 선비들의 서책이 상당수 포함됐다.
양동마을이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된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관광명소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데도 정작 양동마을에는 방범초소 하나 없고 관리사무실에도 직원 한명만 배치돼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마을에 방범초소를 설치, 순찰을 강화하고 문화재 관리와 보존에 신경을 써주는 한편 경주시에서 관리요원을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마을 문화재 도난사건 이후 문화재청은 이 마을의 문화재 400여점을 정신문화연구원에 위탁, 보관하고 있고 도난방지용 금고도 주민들에게 대여하고 있다.
또 문화재청은 양동마을의 지난 7월부터 12월까지 경북대학교 영남문화연구원에 의뢰, 학술조사를 추진중인데 양동마을의 동산문화재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내용분석, 사진촬영과 함께 목록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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