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 복귀를 추진했던 강정호(32)가 비난 여론에 밀려 결국 복귀를 포기했다.
강정호는 2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긴 고민 끝에 키움 히어로즈에 연락드려서 복귀 신청을 철회하겠다고 말씀드렸다. 팬 여러분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그분들 앞에 다시 서기에는 매우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마음도, 히어로즈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던 마음도 모두 저의 큰 욕심이었다"고 적었다.
앞서 강정호는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이었던 2016년 12월 서울에서 혈중 알콜농도 0.084%의 음주상태에서 뺑소니 사고를 저질렀다. 이 사건을 계기로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법원은 강정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문제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음주운전 삼진아웃제'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2018년 만들어진 삼진아웃제를 2016년에 사고를 일으킨 강정호에게 소급적용해야 하는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만, 여론은 강정호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이후 강정호는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1년 넘게 야구를 쉬다 2018년 말 피츠버그에 복귀했지만, 옛 기량을 보이지 못한 채 지난해 방출됐다.
갈곳을 찾던 강정호는 국내 복귀를 꿈꾸며 세 번째 음주운전 사고 이후 3년 6개월이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강정호는 “팬과 국민, 가족에게 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머리를 숙였지만, 이미 싸늘해진 여론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강정호는 “아직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어떤 길을 걷게 되든 주변을 돌아보고 가족을 챙기며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면서 “또한 봉사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는 말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강정호는 KBO리그에서는 ‘임의 탈퇴 선수’ 신분이라 원소속 구단인 키움 동의가 없으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기 때문에 해외 구단과 계약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