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들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들이 줄줄이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11일 (재)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오는 4월30일부터 5월9일까지 열흘간 진행키로 했던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를 5월 28일부터 6월6일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전주를 대표하는 국제행사인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영화제 게스트 및 관객의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진지하고 신중하게 검토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는 26일부터 4월1일까지 열 예정이던 ‘인디다큐페스티발 2020’도 5월28일~6월3일로 일정을 미뤘다. 집행위원회는 누리집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추가적인 피해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개최를 연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올해부터 가을에서 봄으로 개최 시기를 변경했던 울주세계산악영화제도 개막일을 10월23일로 연기했다. 영화제 쪽은 “4월 개막을 목표로 준비했지만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일정 연기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 영화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다음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0회 베이징국제영화제도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 조직위원회는 10일 영화제 누리집을 통해 4월19일 열 예정이던 영화제 일정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영화제 쪽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개최 시기를 확정할 방침이다.
지난 5일 그리스에서 개막할 예정이던 제22회 테살로니키 다큐멘터리영화제 역시 일정을 미뤘다. 영화제 쪽은 5월 말이나 6월 초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오는 24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제44회 홍콩국제영화제는 여름으로 개최일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유럽 내 코로나19 최대 확산국인 이탈리아의 영화제도 연기됐다. 애초 4월24일~5월2일 열릴 예정이던 제22회 우디네 극동영화제는 일정을 6월26일∼7월4일로 변경했다.
다음달 6일 스위스에서 열 예정이던 제네바 국제인권영화제는 스위스 정부가 1천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금지하면서 아예 일정을 취소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프랑스 칸국제영화제가 올해 예정대로 열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을 보면, 집행위원회는 제73회 칸영화제를 예정된 개막일(5월12일)에 맞춰 준비 중이다.
영화제 쪽은 9일(현지시각) “아직 변경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히며 학생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 초청작 16편을 공식 발표했다. 새달 16일로 예정된 올해 초청작 발표 기자회견도 일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개최지 칸이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에 육박하는 이탈리아와 인접해 있는데다 프랑스 정부가 지난 8일 1천명 이상 모이는 모든 행사를 금지했기 때문에 영화제가 예정대로 열릴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