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마틴 스코세지 감독에게 편지를 받은 사실을 고백했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등이 자리를 빛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님이 편지를 보내왔다. 몇 시간 전에 읽었다. 저로서는 영광이었다"라면서 "개인적으로 보낸 편지라서 말하는 건 실례지만 '그동안 수고했고 좀 쉬라'고 하더라. 대신에 '조금만 쉬라. 나도 그렇고 차기작을 기다리니까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하라'고 편지를 보내줬다. 감사하고 기뻤다"라고 말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이러한 편지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 수상하며 한 소감에 대한 답사로 보인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던 봉준호 감독은 "가장 개인 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 말을 한 건 우리의 위대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다"며 영광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돌렸다. 이 말이 끝나고 시상식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1분간 기립박수를 치는 장면이 연출돼 이날 가장 감동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기생충'이 이날 기자회견을 끝으로 지난해 5월 열린 제72회 칸영화제를 시작으로 한국 개봉, 북미 개봉,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까지 무려 10개월 이상 이어져 온 긴 일정의 막을 내렸다.
봉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영화 '기생충'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극영화상(외국어영화상)을 비롯해 각본상, 감독상, 작품상까지 4관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기생충'은 이날까지 전 세계 매출액 1억 9031만 달러(약 2268억 원)를 달성했다. 북미 누적 흥행 수익은 4433만 달러(약 528억 원)에 이른다. '기생충'은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3760만 달러)를 제치고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 영화 흥행 순위 5위 올랐다. 곧 4위인 '사랑해, 매기'(4446만 7206달러)의 기록까지 제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