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윤지혜 인스타그램]배우 윤지혜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 '호흡'(권만기 감독) 촬영 당시 겪은 부조리함을 폭로했다.
윤지혜는 지난 14일과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아직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참을 수 없어 털어놓으려 한다"며 "비정상적인 구조로 진행된 이 작업에 대해 스스로가 왜 이런 바보같은 선택을 하게 되었는가는 끊임없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글을 통해 영화 '호홉' 촬영 비화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윤지혜는 "이 작품은 보통의 영화처럼 제작된 것이 아니라 한국영화 아카데미(KAFA)라는 감독·촬영감독 교육기관에서 만든 일종의 선정된 졸업작품 형식이며 제작비는 7000만원대였다. 교육할 뿐 나머지 또한 감독이 다 알아서 해야 하는 구조로 소위 도와준다는 개념으로 나머지 외부 스태프들이 붙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 기관에서 만들어 낸 작품들 중 저도 꽤 좋게 본 영화가 있었기에 연기 자체에만 몰두해서 열심히 하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연기 욕심은 경솔했던 후회가 되어버렸다"며 "한 달간 밤낮으로 찍었다. 촬영 3회차쯤 되던 때 진행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상식 밖의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했다. 게다가 내가 맡은 캐릭터는 끊임없이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을 강요받는 캐릭터였고 무겁게 짓눌려 있어야 했기에 최대한 감정을 유지해야만 했다"고 고충을 나타냈다.
윤지혜가 지적한 '상식 밖 문제'는 주로 촬영현장의 안전 문제와 직결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컷을 안 하고 모니터 감상만 하던 감독 때문에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에 하차해야 했고 지하철에서 도둑 촬영하다 쫓겨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되는대로 찍어대던 그런 현장이었다. 맡은대로 자신들의 본분을 다했겠지만, 보석같은 훌륭한 스텝도 있었지만, 전체로는 전혀 방향성도 컨트롤도 없는 연기하기가 민망해지는 주인없는 현장이었다"며 "여러 번 폭발했고 참을 수가 없었다.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그것도 이런 캐릭터 연기를 그 속에서 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 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아울러 윤지혜는 "마케팅에 사용된 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진들을 보고 다시 한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너무 마음이 힘들어서 실없이 장난치며 웃었던 표정을 포착해 (어떻게) '현장이 밝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며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을 당하기 싫다"고 전했다.
특히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고,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다.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작품에 너무 가혹한 상처들이 남았고 내가 느낀 실체를 호소하고 싶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KAFA와의 작업의 문제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런 장문의 글을 쓰게 됐다"고 이유를 남겼다.
이후 윤지혜는 15일 2차 글을 게재하며 "(영화에) 참여하신 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많은 의견들로 제가 벌인 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 저는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단편만 보고 이 상황에 대해 판단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윤지혜의 이런 폭로에 대해 배급사 측 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글을 쓰신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해 곧 공식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호흡'은 권만기 감독의 작품으로 아이를 납치했던 정주(윤지혜)와 납치된 그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 버린 민구(김대건)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질긴 악연을 그린 영화다. 윤지혜, 김수현, 김대건 등이 출연하며 오는 19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