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CHA “가능한 빨리 국제사회에 기금모금 호소할 것”
북한이 이재민 30만명과 수백명의 사상자를 낳은 최악의 홍수 사태와 관련해 세계식량계획(WFP)과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등 유엔 기구에 긴급구호를 공식 요청했다. 북한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보낸 공식 서한에서 “우리를 지원하겠다는 국제사회의 뜻을 환영한다”며 “OCHA가 조정을 담보하는데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엘리자베스 바이어스 OCHA 대변인이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OCHA측은 유엔 산하 기구들과 협의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북한 홍수 피해 복구를 위한 기금 모금을 국제사회에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어스 대변인은 “조만간 OCHA의 조정 전문가들이 현지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또 유엔 산하 WFP와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WHO) 측에도 구호를 공식 요청했다. 토니 밴버리 WFP 아시아지역 본부장은 이날 평양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 홍수 피해자들에 대한 긴급 지원 식량들을 즉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북한과 WFP는 앞으로 3개월간 6개 도 37개 시·군에서 발생한 이재민 21만5000명에 대해 긴급 식량공급을 하기로 합의했다. 밴버리 본부장은 “북한의 물난리가 무척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WFP는 북한 정부와 만족스러운 협의를 거쳐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수 십만명의 주민들에게 긴급 식량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장-피에르 드마르제리 WFP 북한 담당관도 “비상 식량은 이미 준비돼 있으므로 트럭을 이용해 가능한 빨리 홍수 피해 지역에 전달 작업을 개시하겠다”며 “북한 정부와 협조해 이번 홍수로 집과 농경지, 농작물들을 잃은 주민들이 사는 지역들에 식량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WFP에 따르면 현재 북한 내에는 즉각적인 제공이 가능한 자체 비상 식량이 총 5700t 가량 준비돼 있고, 이번에 북한측과 합의한 초기 3개월간 약 9675t의 곡물과 콩, 기름, 설탕 등을 추가로 반입할 계획이다. WFP는 대북 긴급 식량 지원만 500∼6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잠정 추산하고 있다. 밴버리 본부장은 “우리는 국제사회가 이 심각한 위기에 호응해 홍수로 고통을 겪는 북한 주민들의 긴급 식량 수요를 지원하기를 바란다”면서 “또한 기부국들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여성과 어린이 등 많은 다른 주민들의 필요도 무시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WFP의 대북 지원 사업에 기부한 국가들은 남한(1970만 달러), 러시아(500만 달러), 스위스(430만 달러), 독일(270만 달러), 호주(240만 달러), 룩셈부르크(100만 달러), 아일랜드(97만4000 달러), 덴마크(88만3000 달러), 쿠바(86만4000 달러), 터키(10만 달러), 이탈리아(5만1928 달러) 등이다. 이와 함께 유니세프도 북한내 약 52만명의 주민들을 위해 긴급 의약품들을 곧 제공하고, 북한당국과 협의를 거쳐 이번 홍수로 파괴된 학교들을 위해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WHO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이번 홍수로 유실되거나 크게 손상된 북한내 의약품 및 의료 장비들에 대한 긴급 지원 요청을 받았다. 앞서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20일 550만 달러의 기금 모금을 호소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21일 북한으로부터 아스팔트와 시멘트, 철근, 중장비, 연료 등 수해복구용 긴급 자재·장비를 요청받았다. 이에 통일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북측에 지원할 자재·장비의 품목과 규모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22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어 의약품과 생필품 등 긴급지원분 71억원과 민간단체 지원분 30억원, 예비비 4억원 등 총 105억원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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