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주군 ‘명산 7봉’ 지정하자 이웃 밀양·청도 등 집단반발
경남과 울산, 경북 일선 시·군들이 인접하고 경관이 수려한 가지산과 재약산, 천황산 등의 관광객 유치를 위한 명칭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또 지리산 등을 끼고 있는 경남도 내 일부 시·군도 관광시설 확충과 축제 개최 시기 등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24일 경남도와 일선 시·군 등에 따르면 울산 울주군이 최근 산악 관광개발을 위해 군내에 있는 간월산, 신불산, 고헌산을 포함해 해발 1000m 이상의 가지산, 재약산, 천황산, 영축산을 ‘천하명산 울주 7봉’으로 명명해 관광 자원화 사업을 추진하자 밀양·양산시와 청도군이 크게 반발했다.울주군은 특히 지난 13일 천하명산 울주 7봉에 대해 특허청에 상표 등록을 출원하고 인터넷 도메인을 등록했다. 이 같은 울주군의 움직임에 대해 밀양시는 3차례 울주 7봉 명칭 사용의 중지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양산시도 공문을 통해 명칭의 수정을 요청하는 등 강력 항의했다.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을 경계로 한 산청·함양·하동군도 유사한 상황이다. 산청군은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이 속해 있는 지역의 상징성을 내세워 지난 2월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문기관에 의뢰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 “케이블카 독자개발 안돼”이에 대해 함양군은 “지리산은 워낙 큰 산이고 여러 시·군에 걸쳐 있는 데다 지자체간 이해 관계가 엇갈리는 측면이 있어 독단으로 개발 계획을 발표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강재규 인제대 법학과 교수는 “중앙집권 시절엔 일선 시·군의 ‘내 것’이란 개념이 전혀 없었으나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지자체마다 내 것을 챙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기초지자체간 갈등을 조정 또는 중재할 수 있는 광역단체나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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