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답지 않게 덥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화려한 단풍을 찾아보기 어려워지자 단풍놀이 행렬이 크게 줄었다. 단풍이 제대로 들기도 전에 잎이 말라버리거나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전국에 5∼55㎜의 단비가 내렸지만 이미 시들어버린 ‘단풍관광’ 경기를 되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지리산국립공원 관계자는 22일 “등산객들이 잎이 다 말라버린 단풍나무를 보고 아쉬워한다”며 “산 아래쪽은 단풍이 한창이지만 천왕봉 쪽은 이미 다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내장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예년만큼 단풍 색깔이 나오지 않고 있다. 색이 들자마자 탈색되고 잎이 말라들어가고 있다”고 했다.이처럼 단풍의 ‘품질’이 좋지 않은 것은 일조량, 일교차, 강수량 등 단풍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요건 가운데 강수량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립수목원 신창호 박사는 “일조량과 일교차는 문제가 없지만 너무 건조해 단풍이 들기 전에 잎이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손님 지난해 10분의 1 수준이에 따라 단풍놀이가 올해는 예년만큼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국내여행 전문업체 ‘여행스케치’ 용성민 팀장은 “올해도 설악산, 내장산 등 단풍 특선상품을 내놨는데 손님은 지난해의 10분의 1밖에 안 된다. 그나마 모집 인원에 못미쳐 아직 한 팀도 출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그나마 올해 단풍이 가장 볼 만 하다는 설악산도 예외는 아니다. 설악산국립공원 관계자는 “10월 등산객 수가 35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7000명 줄었다”고 말했다.단풍놀이를 계획했던 시민들 역시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회사원 임모(51)씨는 “지난주 소요산에 갔다온 동료에게서 가뭄 때문에 단풍이 볼 게 없었다는 말을 듣고 계획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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