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 향한 대장정…19세 여대생에서 대기업 회장까지
미지의 세계,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던 우주여행.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되기 위한 꿈 앞에는 나이·성별·직업의 구분이 없었다. 19세 여대생부터 60대 대기업 명예회장까지 모두 신비의 우주를 산책하려는 하나의 꿈을 향해 달렸다.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9월 2일 서울을 비롯해 부산·대전·광주·강릉·제주 등 전국 6곳에서 3.5km 달리기를 실시했다. 기초 체력 테스트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별동이)’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이다. 참가자는 1차 서류심사에 합격한 3325명. 이 가운데 3176명(남자 2756명, 여자 420명)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여기에는 정재은(67) 신세계 명예회장도 포함됐다. 최고령 도전자인 정 명예회장은 1차 체력 테스트에서 합격 제한선인 23분을 여유 있게 통과했다. 그는 “젊은이들과 당당하게 경쟁해 꼭 우주행 티켓을 따낼 것”이라며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19세의 앳된 여대생도 경쟁률 3000대 1이 넘는 한국 첫 우주인 선발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백장미(한양대 자연과학부 1년) 양도 그 중 한 사람. “사진을 좋아해 우주정거장에서 본 각종 현상을 카메라로 찍는 게 꿈입니다. 우주의 신비를 직접 목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지금 시험에 응시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워요.”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역량은 아직까지 위성산업 후발주자에 머물러 있다. 우주개발이 국력의 상징으로 부각됨에 따라 각국은 우주개발 경쟁시대에 뒤지지 않기 위해 우주공간 진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페이스 클럽 가입에 한발짝 다가서우리나라도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과기부는 오는 2015년 세계 우주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종합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차근차근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목적 실험위성인 아리랑 2호와 통신위성 무궁화 5호의 발사 성공으로 ‘스페이스 클럽(Space club)’ 가입에 한발짝 다가섰음을 확인했다. 스페이스 클럽은 자국의 로켓으로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우주산업 분야 선진국들의 모임이다. 미국·러시아·중국·일본 등 8개국이 이에 속한다. 여기에다 자국민 우주인을 배출하면 금상첨화. 한국 첫 우주인 선발과정을 통해 우리에게도 우주여행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08년 한국 첫 우주인 탄생그렇지만 우주를 향해 달리는 길은 아직 멀다. 이들은 필기시험(영어·종합상식), 종합평가, 기본 신체검사 등을 통해 10월 중순께 300명으로 추려진다. 이 중 다시 선발 테스트를 통해 내년 1월 최종적으로 우주인 후보 2명이 확정된다. 우주인 후보 2명은 2007년 초부터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기초훈련·우주적응훈련과 우주 과학실험을 수행하기 위한 임무훈련 등을 받게 된다. 이 가운데 최종 선발된 1명이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해 한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탄생하게 된다. ‘별동이’의 길은 아직 멀고 험하기만 하다. 하지만 어떠랴. 우주는 벌써 내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퐁스 도데의 ‘별’의 주인공 스테파네트 아가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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