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핸드볼을 했다는 게 창피하네요.”윤경신(33·함부르크)은 12일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인도어홀에서 열린 카타르와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 핸드볼 준결승이 끝난 뒤 허탈한 웃음만 지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25년 이상 핸드볼 인생을 살아온 윤경신에게도 이날 경기처럼 노골적인 편파 판정은 처음이었다.◆ 아시안게임 6연패 무산한국 남자 핸드볼은 이날 주최국 카타르와의 준결승에서 중동 심판의 노골적인 편파 판정에 휘말리며 28-40, 12점 차로 분패했다. 결국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우승한 이래 2002년 부산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5연패를 이뤘던 남자 핸드볼은 심판의 횡포에 아시아 정상 자리를 약탈당하고 말았다. 이번 경기에 배정된 심판은 쿠웨이트 출신 알리 압둘 후세인과 사미 칼라프였다.◆ “10명이 싸워도 패배 뻔해”윤경신은 경기 직후 “이런 경기도 있을 수 있네요. 지금까지 핸드볼을 해 온 게 창피하다”며 “오늘 같은 경기는 10명이 싸워도, 핸드볼 신이 와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상대와 닿기만 해도 2분 퇴장을 주는데 13m 뒤에서 공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또 “경기 전 편파판정으로 인한 실점을 10점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우리는 20점 이상을 이기자고 뜻을 모았다. 하지만 오늘 심판의 편파판정은 실점 10점 정도가 아니라 100점 정도였다”고 분개했다.윤경신은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아시안게임에서만 4개의 금메달을 따낸 백전노장. 독일 함부르크에서 활약하고 있는 윤경신은 카타르와 준결승전을 위해 11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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