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에서 ‘특급 불펜’으로 변신한 문동환을 중간 허리로 기용한 한화 이글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서 균형을 맞췄다.한화는 23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06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에서 문동환의 구원 역투 속에 제이 데이비스의 쐐기 2점포와 2루타 4방을 앞세워 삼성을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원정경기에서 1승1패로 목표를 달성한 한화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대전을 향하게 됐다.◆ 김태균 동점타·한상훈 결승타선취점은 삼성이 먼저 뽑았다. 삼성은 3회말 3루수쪽 기습번트 안타로 살아나간 박한이를 심정수가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로 불러들여 1-0으로 앞섰다. 그러나 공수 교대 뒤 한화 타선이 폭발했다. 3회까지 삼성 선발 제이미 브라운의 투구에 눌려 무안타로 끌려가던 한화는 4회초 선두타자 루 클리어가 좌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후속타자 제이 데이비스는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4번 김태균이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날려 1-1을 만들었다. 2사 뒤에는 행운도 따랐다. 한화는 이도형이 볼넷을 골라 2사 1,2루의 만든 뒤 한상훈이 친 타구가 1루수 키를 넘어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2루타가 돼 2-1로 뒤집었고 계속된 2,3루에서 신경현이 다시 좌중간 2루타를 날려 4-1로 달아났다. 한 이닝에 2루타 4개가 터진 것은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 있는 기록이다.◆ 삼성 1사 만루서 추격 실패삼성은 4회말 재반격에 나서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으나 박한이의 잘맞은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날아가 1점을 만회하는데 그친 것이 아쉬웠다. 승기를 잡은 한화는 선발 정민철을 내리고 곧바로 문동환을 투입해 굳히기에 돌입했다.4-2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7회에는 데이비스가 삼성 두번째 투수 전병호로부터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쐐기 2점포를 쏘아올려 6-2로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4-2로 쫓긴 4회 2사 1,2루에서 구원등판한 문동환은 3⅓이닝을 1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막아 한국시리즈에서 첫 승리를 신고했다.1999년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최우수선수(MVP)였던 구대성은 8회 1사 뒤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팀 승리를 지켰다. 지난해 4전 전승으로 우승했던 삼성은 이날 4안타에 그쳐 한국시리즈 연승 기록이 5연승에서 멈췄다.◆ 3차전 선발 하리칼라·최영필양팀은 25일 대전에서 3차전을 갖는다. 선발로 한화는 최영필을 삼성은 하리칼라를 예고했다.“빠른 투수교체 덕 승리”▲승장 김인식 한화 감독=1차전에서는 상대 배영수의 공이 워낙 힘있고 좋았는데 오늘 브라운의 볼은 평소보다 높았다. 결국 브라운은 (우리 타자들에게) 많이 맞았다. 선발투수 정민철이 주자를 내보내고 득점권에서 흐트러지면서 빨리 교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문동환으로 빨리 바꾼 덕분에 이긴 것 같다. 양준혁 타석에서 상대의 맥을 끊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문동환은 이제 중간으로 쓸 수밖에 없다.평소 문동환이 심광호와 호흡을 맞추는 것을 원해 도중에 포수를 교체했다. 3차전 선발은 최영필이 나온다. 최영필은 올해 부상에서 회복됐고 여러 차례 구원으로 등판했다. 송진우는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전에 마지막 나왔을 때 팔꿈치가 좋지 않았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우리는 1차전에서 패해 1승1패를 하고 대전으로 가야한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했고 결과도 그렇게 나왔다.“초반 찬스 못살려 아쉬움”▲패장 선동열 삼성 감독=오늘 초반에 3회까지 찬스가 많았는데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해 점수를 못낸 것이 아쉽다. 브라운은 3회까지 제구력이 잘됐는데 4회에 갑자기 흔들리며 공이 높게 들어갔다. 2루타 4개를 맞을 때는 모두 가운데로 몰린 실투였다. 브라운의 교체시기를 놓친 것이 패인이다. 4점까지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타자들이 문동환의 공을 못 쳤고 찬스에서 점수 연결이 부족했다. 브라운은 갑자기 제구력이 나빠졌는데 원인을 잘 모르겠다. 큰 경기를 안해 봐서 그랬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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