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34·레알 마드리드)이 이래저래 많은 기록과 뒷얘기를 남기게 됐다.지단은 10일 오전 베를린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결승에서 연장 후반 5분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인터밀란)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받는 ‘박치기 파울’로 오라시오 엘리손도 주심에게서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다.당시 지단은 공이 근처에 투입돼 있는 인플레이 상황에서 마테라치가 뒤에서 자신을 끌어안는 듯한 행위를 하자 ‘유니폼을 잡아 끌지 말라’는 시늉을 하면서 항의를 했다. 이후 지단과 마테라치는 나란히 걸어가면서 몇 마디 말을 주고 받았고 흥분한 지단은 이마로 마테라치의 명치 부분을 강하게 들이받아 넘어뜨렸다. 결국 지단은 전반 7분 동료 플로랑 말루다(리옹)가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뽑은 후 돌발 행위로 불명예 퇴장을 당함으로써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뒤 퇴장당한 선수를 일컫는 ‘가린샤 클럽’에 가입했다.그러나 서른 넷의 베테랑 지단이 자신의 선수 생활을 끝내는 마지막 무대에서 왜 그런 무모한 반칙을 했을까. 프란츠 베켄바워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은 “마테라치가 틀림없이 지단의 성질을 건드리는 말을 했을 것”이라며 “지단은 정말로 조심스럽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이라며 그를 두둔했다.‘적장’으로 우승을 이끈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마저도 “지단이 그런 식으로 축구인생을 마감한 게 이상하다. 그럴 선수가 아닌데…”라며 안타까워 했다.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는 당사자인 지단과 마테라치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다. 지단은 경기 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스타디움을 빠져나갔고 마테라치는 믹스트존에서 자국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까지도 거절한 채 팀 버스로 향했다. * ‘가린샤 클럽’이란가린샤 클럽은 1962년 칠레 월드컵 준결승에서 전반 9분과 32분 연속골을 넣고 후반 37분 퇴장당한 브라질의 가린샤(본명 마누엘 프란치스코 도스 산토스)에서 따온 말이다. 가린샤는 두 골을 넣고 흥분한 나머지 상대 선수를 발로 걷어차 퇴장당했다.이후 가린샤 클럽에는 ‘신입 회원’이 없었지만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하석주가 멕시코전에 선제골을 넣은 후 백태클 퇴장으로 2호를 기록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브라질의 호나우지뉴(FC바르셀로나)가 가린샤 클럽 회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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