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 군단 vs 아주리 군단, 자줏빛 전사 vs 레 블뢰 군단.’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4룡의 벼랑 끝 승부만 남았다.초여름 지구촌을 축구 열기로 들끓게 한 2006 독일 월드컵은 독일-이탈리아(5일 오전 4시·도르트문트), 포르투갈-프랑스(6일 오전 4시·뮌헨)의 4강 격돌로 압축됐다.가장 화끈한 화력을 자랑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아르헨티나는 독일과 승부차기에서 눈물을 흘렸다. 우승 후보 영순위로 꼽았던 브라질도 프랑스의 덫에 휘말려 짐을 싸면서 남미 팀들은 모두 화려한 이벤트의 뒤편으로 퇴장했다.프랑스는 2일 오전 독일 프랑크푸르트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8강전에서 티에리 앙리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브라질을 1-0으로 물리쳤다.‘늙은 수탉’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던 프랑스는 은퇴를 선언한 지네딘 지단이 전성기 못지않은 화려한 개인기를 과시하며 중원을 지휘하고 간판 골잡이 앙리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결정타를 터뜨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브라질을 좌초시켰다.프랑스는 수비형 미드필더 파트리크 비에라와 클로드 마켈렐레가 브라질의 카카, 호나우지뉴, 호나우두를 수비라인 앞선에서 봉쇄했다. 결국 브라질은 전반 내내 고전했고 슈팅을 고작 2개 밖에 날리지 못했다. 팽팽한 승부는 후반 12분 지단과 앙리의 환상 호흡으로 깨졌다. 카푸가 말루다에게 파울을 해 프랑스가 세트플레이 찬스를 잡자 미드필드 왼쪽 측면에서 지단이 오른발로 길게 볼을 감았고 순간 앙리는 프리킥이 날아오는 궤적을 보고 점프해 오른발 인사이드로 발리슛을 때렸다. 볼은 브라질 수문장 지다가 도저히 손 쓸 수 없을 만큼 강하게 네트 상단으로 빨려들어갔다. 브라질은 아드리아누, 시시뉴, 호비뉴를 잇따라 투입해 반격에 나섰지만 후반 44분 호나우지뉴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넘어갔고 인저리타임 호나우두가 때린 회심의 슛마저 바르테즈에게 막혀 쓸쓸히 짐을 싸야 했다.앞서 열린 8강전에서는 포르투갈이 120분간의 연장 혈투 끝에 득점없이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결국 승부차기에서 3-1로 잉글랜드를 제압했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40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한 이번 대회에서 4강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16강 토너먼트에서 유럽, 남미를 피하는 ‘천혜의 대진운’을 받은 이탈리아는 1일 우크라이나와의 8강전에서 전반 6분 잔루카 참브로타의 번개 같은 결승 선제골에 이어 후반 14분과 24분 잇따라 터진 루카 토니의 연속골을 앞세워 3-0 대승을 거뒀다. 개최국 독일은 아르헨티나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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