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증에 빠져있던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주장 데이비드 베컴의 한 방에 깨어났다.잉글랜드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16강전에서 후반 15분 베컴의 천금같은 프리킥 결승골에 힘입어 남미의 난적 에콰도르를 1-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포르투갈-네덜란드전 승자와 7월 2일 0시 겔젠키르헨에서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잉글랜드는 16강전의 유일한 유럽-남미 대결에서 승리하며 40년 만에 꿈꾸는 월드컵 우승을 향해 한 발짝 전진했다.전반전 잉글랜드는 좀처럼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원톱으로 나선 웨인 루니는 전방에서 고립됐고 스티븐 제라드와 프랭크 램퍼드의 중거리슛은 위력이 없었다. 베컴의 크로스도 번번이 수비수 발에 먼저 걸렸고 조 콜의 측면 돌파도 제대로 공간을 찾지 못했다.기온 31℃의 무더위 속에 답답하게만 이어지던 흐름을 단번에 뒤바꾼 건 역시 베컴이었다. 왜 그의 킥 앞에 ‘컴퓨터’라는 말이 따라붙는 지 입증한 순간이었다.후반 15분 램퍼드가 끌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베컴은 페널티지역 좌중간에 섰다. 전반에 한 번 찬스가 있었지만 각도가 너무 꺾여 포스트를 비켜간 걸 기억하는 베컴은 예리하게 눈으로 각을 재다가 오른발 인사이드로 볼을 감았다.조준점은 가까운 쪽 골 포스트였다. 골키퍼 크리스티안 모라는 먼쪽 포스트 쪽에 치우쳐 있다 킥이 곡사포로 휘어오자 몸을 날렸지만 손 끝을 스친 볼은 왼쪽 포스트에 맞고 골문에 빨려들어갔다. 이 한 방으로 승부는 끝났다.에콰도르는 후반 21분과 41분 잉글랜드 골키퍼 폴 로빈슨의 다이빙에 막힌 루이스 발렌시아의 두 차례 중거리 슛이 아쉬웠다.◆포돌스키 2골 독일 8강 선착한편 A조 1위로 올라온 독일은 25일 뮌헨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16강전에서 2골을 터뜨린 루카스 포돌스키의 활약으로 스웨덴을 2-0으로 제압했다.아르헨티나는 멕시코와 16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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