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대표팀이 세계 최강 프랑스와 극적으로 비기며 ‘16강 고지’에 한발자국 다가섰다.0-1로 끌려가던 후반 36분 박지성의 터트린 동점골에 한반도 전역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날 프랑스전은 비겼지만 이긴 것과 다름없는 경기였다.19일 대한민국은 밤이 없었다. 전날 밤부터 서울광장과 상암 월드컵경기장,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등을 가득메운 시민들은 대낮을 방불케 하는 응원 열기로 승리의 기원을 독일까지 전달했다.전반 8분 앙리에게 골을 내준 후 이렇다할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전반전을 끝낸 한국 대표팀은 후반들어 프랑스를 거세게 밀어부쳤다.◆ 박지성 동점골에 부둥켜 안고 눈물 답답함과 아쉬움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박지성의 골이 터지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만세를 불렀다.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폭죽을 터트렸다. 너무 감격스러운 듯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있었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응원을 했다는 대학생 김석희씨(21·동작구 상도동)는 쉰 목소리로 “최강 프랑스와 대결해 무승부를 기록한 태극전사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대부분 불이 켜져 있던 서울 시내 주요 아파트에서도 약속이라도 한 듯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교통혼잡을 피해 사무실이나 근처 찜질방, 사우나 등에 모여들었던 시민들 역시 ‘오 필승 코리아’와 애국가를 합창하며 열광했다.◆ 출근때까지 경적 울리며 축하출근 길 버스와 택시는 기적소리로 밤을 새운 응원팀에 화답했다. 운전자들은 ‘대∼한민국’ 박자에 맞춰 ‘빠밤빠밤빠’ 경적을 울렸고 출근하던 시민들 역시 ‘대∼한민국’ 함성과 ‘짜짜작 짝짝’ 박수 소리로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특히 이날 응원전은 토고전 때 일부에서 보였던 쓰레기나 추태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 더욱 의미를 깊게 했다. 응원 도구나 음식물 등을 시민단체 등이 제공한 봉투에 담아 처리하는 성숙한 시민문화를 보여줬다.19일. 밤낮이 완전히 바뀌며 뜨거운 함성이 한반도를 채운 이날은 경기도 사실상 이기고, 응원도 이긴 완벽한 승리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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