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만세! 만세!’ 우리 국가대표팀이 토고를 제물로 승리한 13일 밤, ‘대∼한민국’ 함성과 붉은 물결이 전국을 뒤덮었다. 원정 첫 승리. 그것도 역전승. 힘들고 어려웠던 길이었기에 승리의 기쁨은 더욱 크고 벅찼다.30여만 명이 운집한 서울 광화문에서 국토의 동쪽 끝을 외로이 지키는 독도수비대 대원에 이르기까지, 환호의 목소리는 한반도를 흔들기에 충분했다.후반 9분, 이천수의 만회골. 곧이어 안정환의 역전골이 터지자 너나 할 것 없이 부둥켜 안고 폭죽을 터트리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애국가와 ‘필승 코리아’를 목터지게 함께 부르며 춤을 추었다. 5만명이 운집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10만명이 모인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5만명의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수만명의 인파가 2002 한일 월드컵 때와 같은 감격을 만끽했다.경기가 끝난 후 새벽까지 광화문은 온통 축제의 분위기였다. 태극기를 흔들고 기차춤과 꼭짓점 춤을 추면서 승리를 축하했다. 승리의 기쁨에 시민들이 몰려든 호프집 등에서는 무료 안주와 술을 제공,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응원을 펼쳤다는 김현지씨(29·회사원)는 “2002년, 그 뜨거운 6월의 추억이 다시 시작됐다. 행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리 응원을 지켜본 외국인들도 “2002년 때도 그랬지만 거리 응원이 너무 신기하다”며 “이런 거대한 에너지에서 한국인의 힘이 느껴진다”고 놀라워했다.13일, 축구로 하나가 된 코리아의 밤은 ‘붉은 열대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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