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대회 한국사격 최고의 성적, 그러나 너무나 아쉬움이 남는 한판이었다.16일(현지시간·한국시간 17일) 그리스 아테네 마르코풀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50m권총 결선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진종오(25·KT)는 “실수한 게 너무 슬프다”며 안타까운 실수 하나로 다 잡았던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을 달랬다.진종오는 이날 본선(567점)을 1위로 통과했으나 결선에서의 난조로 94.5점을 보태는데 그쳐 합계 661.5점으로 미하일 네스트루에프(663.3점·러시아)에 이어 2위를 했다. 본선에서 8점짜리만 2번 쐈을 뿐 나머지 58발을 9점 이상 과녁에 맞혔던 진종오는 막상 결선이 시작되자 크게 흔들렸다. 3발째에 7.6점의 저조한 점수를 낸 진종오는 급기야 4발째에 9.9점을 맞히면서 10.4점을 쏜 네스트루에프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전열을 재정비한 뒤 5, 6발째에서 잇따라 10.1점과 10.4점을 명중시키며 재역전에 성공했다.그러나 운명의 7번째발에서 어이없는 6.9점을 쏴 그대로 주저앉았다. 권총종목은 전자식으로 격발이 이뤄지는 데 손가락으로 센서가 부착된 안전 렌즈를 완전히 가리지 못하는 바람에 불발됐고, 다시 자세를 취해 방아쇠에 손을 갖다댔으나 마음이 급했던 탓에 표적 중앙을 한참 벗어나고 만 것이다.비록 아쉽게 금메달을 놓치긴 했으나 국내 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와일드카드를 받아 올림픽에 출전한 그에게는 값진 메달일 수밖에 없다. 강원사대부고 시절 교통사고를 당한 데 이어 경남대 재학 중 어깨를 크게 다쳐 금속을 몸안에 대야 하는 수술을 받았던 그는 한때 운동을 포기하려 했었다고 한다. 만약 그 당시 총과 인연을 끊었다면 이번 쾌거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그 뒤 그는 1년 가량의 재활기간을 거치면서 재기했고, 지난 2002년 경찰체육단에 입단한 뒤 실력이 향샹돼 국가대표에도 뽑혔다. “아직도 어깨에 쇠가 박혀 있다”는 진종오는 “와일드카드에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게 해준 사격계에 진 마음의 빚을 갚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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