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봉구(구청장 이동진)의 ‘대전차방호시설’은 한국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다. 도봉구는 시설을 평화문화 진지를 탈바꿈했다. 개관식에서 이동진 구청장은 "국민의 애국심을 고취하고 평화문화 조성에 앞장서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길이 약 250m에 이르는 군사시설인 이곳은 민족 최대의 비극인 6.25전쟁 때 북한군이 남침하던 길목에 만들어 유사시 건물 폭파로 통행을 차단하는 것이 목표였다. 한때는 시민아파트의 역할을 하기도 했으나 애당초 군사시설을 위장하려는 목적으로 세워져 초기에는 주로 군인들이 거주했고 이후에는 일반 시민들이 살았다.
시설은 설계 이후 30여 년이 흐른 2004년, 건물노후로 아파트 부분은 철거되었지만 군사시설의 기능을 하던 벙커를 비롯해 각종 화기를 발사할 수 있는 구멍 등은 여전히 흉물처럼 남아있었다. 이에 도봉구는 2013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대한민국의 역사가 담긴 이곳을 리모델링하여 주민 품으로 돌려주자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고 본격적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주축이 된 추진단 역시 함께 결성되어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공간 재생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과 예술가, 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40여회의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시민공유 작은음악회를 열어 음악으로 화합하고 치유하는 자리를 가졌으며, 같은 해 10월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개최하여 폐허의 공간을 용서와 사랑의 멜로디로 가득 채운 바 있다.
2016년 12월에는 관할 부대인 제60보병사단과 ‘군사시설 공동활용 업무협약식’을 맺음으로써 서울시와 도봉구, 군부대가 뜻을 모아 ‘평화문화진지’ 설립 의지를 공고히 했다.
‘2016년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되어 그 보존가치를 인정받았으며 같은 해 12월 14일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고 서울시 공모를 거쳐 ‘도봉문화재단’을 위탁기관으로 선정했다. 도봉문화재단은 4억 6천 6백만 원의 지원금을 확보하여 2019년 6월까지 평화문화진지를 운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