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대학은 19일(현지시간) 이 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아돌프 히틀러 생일을 맞아 외국인을 노리는 테러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며 앞으로 3일간 기숙사를 벗어나지 말 것을 요구했다.모스크바 의료 아카데미에 다니는 수백명의 외국인 학생들은 학교 당국으로부터 인종혐오 단체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식량을 보관, 21일까지 기숙사를 나서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20일 아돌프 히틀러의 생일을 앞두고 러시아에서는 스킨헤드족들이 외국인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극우주의적인 성향의 이들 스킨헤드족은 단체로 움직이면서 외국인 및 소수 민족을 공격하고 있다.모스크바 의대 2학년 학생인 이스라엘 출신의 리아 가넬린은 “학교 당국이 우리를 위해 신경 써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자유를 침해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가넬린은 “민주적인 국가에서 당국이 그들의 편에 서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들은 외국인을 보호할 임무도 있다”고 지적했다.가넬린에 의하면 실습을 받고 있는 내과 의사와 자신의 안전은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서명한 외국인 학생들만 외출이 허락됐다. 다른 외국인 학생들은 수업을 빠져도 된다는 학교의 허락을 얻었다.가넬린은 학교측이 몇 년 전부터 4월 20일만 되면 중남미, 중부 아시아, 아시아 출신 학생 500명이 거주하는 기숙사 문을 폐쇄했다고 말했다.그녀는 학교측이 화재에 대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말하지만 모든 학생들은 진짜 이유를 잘 알고 있다며 누군가가 기숙사 문에 ‘스킨헤드족’ 이라고 표기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가넬린은 또 지난해 스킨헤드족들이 기숙사 입구에서 나치 경례를 하고 구호를 외친 뒤 소이탄을 건물에 던졌다고 비난했다.한편 외국인 공격 행위를 감시하는 인권단체 소바에 의하면 지난 2006년 러시아에서 신나치주의자들의 공격으로 외국인 53명이 사망하고 460명이 부상했다. 소바는 당국이 이런 상황이 방치하는 사이 외국인을 표적으로 한 테러는 계속 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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