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 차관보·김계관 부상 “유익한 회담” 한 목소리
북한과 미국은 5일과 6일(현지시각) 뉴욕에서 ‘2·13 합의’에서 도출된 북미관계정상화 실무그룹 1차 회의를 열어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을 만들어내기 위한 ‘메커니즘’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6일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이날 코리아소사이어티 토론회에서 북미 관계정상화 회담 상황을 설명하는 가운데 이 같이 말하고 미국은 조속한 시일 내에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대체할 평화 메커니즘을 어떻게 창출할지를 밝히기 위한 절차가 시작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힐 차관보는 또 2005년 9·19 공동성명에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안보를 담보할 한반도의 평화체제 창설을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핵포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이날 뉴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양국관계정상화 실무그룹 1차회담을 마친 뒤 뉴욕의 포린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방금 8시간여의 토론을 마쳤다. 매우 유익한 회담을 가졌다”며 “6자회담 ‘2·13합의’의 초기이행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 “‘2·13합의’ 초기이행 목표 달성될 수 있을 것”힐 차관보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중 북미 양자 회담 이후 북한이 핵무기 해체라는 전략적 결정을 할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됐는가라는 질문에 “북한과 단계적인 진전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다음 단계를 위해 북한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한 계획을 들은 것은 유용했다”며 “우리는 다음 단계로 갈 의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그러나 이 과정은 비디오 게임과는 다르다. 단계가 진행될수록 점점 어려워진다”며 면서도 “첫 단계는 좋아 보인다”고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향후 회담 일정과 관련해선 “6자회담의 틀 속에서 양자 회담을 계속할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정해진 것은 베이징에서 열리는 6자회담 직전에 양자 회담을 갖기로 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힐 차관보는 회담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 측과 양국간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테러지원국 명단 문제도 관계 수립 문제만큼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우리는 정치적, 법적인 면에서도 논의했고 솔직히 말해 북한이 명단에 처음 오르게 된 역사적인 측면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납치 문제의 경우는 오래된 현안”이라며 “내 생각으로는 북한이 일본과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이번 북일 회담이 북한에게는 일본과 바른 길로 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또 2·13합의 다음 단계인 신고 이전에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문제를 다룰 필요성이 있다는 데 양측이 의견을 모으고 미국 측 전문가들이 북측 관계자들을 만나 이 문제를 철저히 점검할 수 있는 전문가 수준의 협의를 갖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미 수교와 관련,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연락사무소 설치는 미국과 중국의 수교과정에 성공적인 케이스로 작용했지만 북한이 이런 중간단계를 원하지 않고 있어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힐 차관보는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자금 동결 해제는 합의대로 30일 이내에 이뤄질 것임을 거듭 밝혔으나 위폐문제 등에서는 융통성이 거의 없으며, 미국 화폐보호를 위한 감시는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방북 문제는 일반적인 수준에서 거론됐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협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계관 부상 “회담 분위기 건설적이고 진지했다”한편 힐 차관보와의 실무회담을 마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도 숙소인 맨해튼 밀레니엄플라자 호텔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힐 차관보를 만나 조미현안 문제를 논의하면서 조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이러 저러한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이번 회담에서 의견을 나누는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건설적이었으며 진지했다”면서 “앞으로 결과에 대해선 두고 보라. 지금 다 말하면 재미없다”고 말을 아꼈다. ‘베이징 2·13합의’에 따라 열린 북미관계정상화를 위한 북한과 미국 간의 양자접촉은 지난 5일부터 이틀간 뉴욕에서 4년여 만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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