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도 16세는 17일(현지시간) 지난 주 자신의 이슬람 발언과 관련,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2일 독일 드레스덴의 한 대학 강연에서 14세기 비잔틴 제국 황제의 말을 빌어 이슬람이 무력으로 교세를 확장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교황은 17일 이탈리아 안젤루스에서 '그 발언은 중세 텍스트를 인용한 것으로서, 내 개인적 생각을 표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 논쟁이 벌어진 지 처음으로 이날 비가 오는 가운데 로마 외곽 카스텔 간돌포에서 모여든 군중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과 교황청의 설명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솔직하고 진실된 대화로의 초대와 총체성 속에서 내 연설의 진실한 의미를 분명히 하기에 충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2일 교황이 독일 드레스덴 대학 강연에서 14세기 비잔티 제국 황제 마누엘 II 팔레오로구스를 인용하면서 시작됐다. '모하메트 성자가 새롭게 한 것이 무엇인지 내게 보여 달라, 그러면 그가 설교한 신앙을 칼로써 확장한 것처럼, 오직 악과 비인간적인 것만 발견할 것이다'라고 교황은 인용했다. 전세계 이슬람은 이 발언에 술렁거리며 격하게 분노했다. 이탈리아 경찰은 교황청과 카스텔 간돌포의 경보 수준을 올렸다고 경찰 대변인이 말했다. 경계 경보를 늦추지 않은 채 경찰 대변인은 '분명하게 현 상황에서 경보 수준을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특정 목표에 대한 경계 수위 강화 요청이 국제 경찰 기록에서 나왔다고 대변인은 말했다. 17일 모가디슈, 소말리아에서 발생한 이탈리아 수녀 및 보호자 살해 사건은 교황의 이슬람 발언과 관련, 격노한 이슬람 과격 분자가 저지른 소행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게다가 팔레스타인 보안소식통들은 지난 16일 툴카렘의 한 교회에 화염병이 투척됐으며 제닌근처 투바스 교회도 공격당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당국도 나블루스의 교회 3곳과 가자 지구 교회 한 곳에 대한 화염병 투척 사건을 조사중이다. 이슬람 지도자들, '교황의 사과 부족하다' 전세계 이슬람교도들은 전면 사과를 요구하며 교황의 사과 발언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이슬람 형재애의 대변인 모하메드 엘-사예드 하비브는 교황의 발언이 '사과를 향한 좋은 걸음'이기는 하나 '전세계 이슬람에 대한 분명한 사과 수준으로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교황청의 2인자인 타르시소 베르토네 주교는 관련국주재 대사들에게 교황의 성명을 전달하고 '무시당했던 부분을 깊이 마음에 새기라'고 말했다. 베르토네 주교는 성명에서 '교황은 자신 연설의 일부가 이슬람 신앙의 예민함을 해친 것으로 들리고 의도와 다르게 해석된 데에 불편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이 팔레오로구스를 인용한 것은 그가 좋아서가 아니라고 베르토네 주교는 말했다. 베네딕도 16세는 지난해 독일 콜론에서 기독교인과 이슬람인간 대화가 '계절적 선택으로 축소될 순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는 화해할 방법을 찾아야 하며 서로의 정체성을 존중하면서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교황은 말했다. 17일 교황 성명에 앞서 이라크 외무부는 이라크 주재 교황청 대사를 불러 설명을 요구하고 충격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라크 시아파, 이슬람 혁명 등도 교황 발언을 강력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교황으로부터 분명하고 정직한 사과를 받아내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또 아랍 연맹과 이슬람 국가들에게 행동을 취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란에서는 여러 도시에서 교황 발언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고 이란 국영 TV가 보도했다. 이란 헌법재판소격인 가디언 카운실(The Guardian Council)은 교황 발언에 대해 '이스람에 대한 교황의 무지가 나타나는' 발언이었다고 밝혔다. 레셉 타입 에르도간 터키 총리는 지난 16일 교황에게 '바보같고 불운한 성명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교황은 오는 11월 터키를 방문할 예정이다. 거기서 그는 교조주의 기독교 지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압둘라 굴 터키 외무부 장관은 17일 방문이 계속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모로코 외무부는 지난 주 교황 발언에 대해 바티칸 주재 모로코 영사 소환으로 반감을 표시했다. 모로코 외무부는 모하메드 6세 국왕이 교황의 발언을 꾸짖는 메시지를 교황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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