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용의자 람지 비날쉬브를 만나 2001년 9.11 테러를 준비하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7일(이하 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비날쉬브는 9.11 테러를 계획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시인한 예멘 출신의 테러용의자다. 부시 대통령은 6일 연설에서 비날쉬브를 포함한 알카에다 요원 14명이 쿠바의 관타나모 수용소로 이송됐다고 밝힌 바 있다. CIA 비밀감옥에 수감돼있다 관타나모 수용소로 이송된 이들 14명은 미 의회의 군사재판권 승인이 떨어지면,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군사재판에 회부되게 된다. 비날리쉬는 원래 9.11 테러 당시 다른 테러범들과 함께 비행기를 납치하려고 했었지만, 미국 비자를 발급받는데 거듭 실패하는 바람에 비행기 납치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번에 공개된 비디오테이프에서 빈 라덴은 동료 요원들에게 '순교임무를 수행하러 간 형제들로부터 굉장히 기쁜 소식이 들어왔다'고 말하고 있었다. '여러분에게 그들을 위해 더 많은 기도를 드릴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그들에게 성공을 부여하고, 그들의 발판을 확고하게 만들어주며, 그들의 마음을 굳세게 해 달라고 알라신께 간청하라.' 이번 비디오테이프는 9.11 테러 5주년을 나흘 앞둔 가운데 공개된 것이었다. 2001년 9월 11일 뉴욕과 워싱턴, 펜실베니아에서 동시에 발생한 9.11 테러로 인해 3천여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알카에다 선전조직 '알 사하브'가 이번 비디오테이프를 2001년에 제작했는지의 여부에 대해 CNN의 자체적인 확인은 불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비디오테이프에 등장하는 사람들 중 함자 알함디와 와일 알셰리는 9.11 테러 당시 비행기를 납치, 자폭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인물이다. 알함디는 세계무역센터(WTC) 남쪽 건물과 충돌한 유나이티드에어라인 175편에 탑승했었고, 알셰리는 WTC 북쪽 건물과 충돌한 아메리칸에어라인 11편에 탑승했었다. 이번 비디오테이프에는 알카에다 군사령관 모하메드 아테프(아부 하프스 알-마스리)의 모습도 담겨 있었다. 아테프는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비디오테이프에 등장하는 이들 중 다수의 모습은 신변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 돼 있었다. 이들의 모습은 대부분 훈련을 받거나 일상생활을 하는 장면이었다. 그 중 한 명인 와엘 알 셰리는 '만약 투쟁과 성전(聖戰)이 지금의 의무가 아니라며, 과연 언제쯤 의무가 될 것이란 말인가? 예언자 마호메트가 말한 천국으로 가는 길이 매일같이 침범당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체첸에서 공격을 당하고 있는 이슬람인들을 도울 때는 과연 언제인가? 카슈미르와 필리핀은 또 어떠한가? 계속해서 이슬람인들의 피가 넘쳐나고 있다. 과연 그들을 도울 때는 언제쯤이란 말인가?' 알-자지라의 야세르 아부 힐라라 국장은 이번 비디오테이프가 1시간이 넘는 분량으로, 그동안 서구 TV 방송들을 통해 공개됐던 화면들을 편집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비디오테이프가 방송된 후, 다나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9.11 테러에 연루된 용의자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현재 국방부에 수감돼 있는 람지 빈 알-시브를 포함해 9.11 테러 모의자들이 자신들의 잔인한 행위에 대해 정의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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