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아세안(ASEAN) 안보 포럼에 참석한 미국은 26일(현지시간) 만약 북한이 비공식 6자 회담을 거부할 경우 광범위한 동북아 안보 회의를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만약 북한이 용의가 있다면 비공식 6자 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원치 않는다면..동북아 안보 문제를 토의하기 위한 일종의 다자 회담을 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6자 회담이 아니라 광범위하고 미래 지향적인 문제들을 토의할 것이다". 힐 차관보는 북한을 이 회의에 초대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미국 등은 북한에 9개월에 걸친 6자 회담 보이콧을 끝내라고 주장하고 있다. 6자 회담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경제 원조 및 안보 보장을 교환하기 위한 6개국간 협상이다. 한국 연합 통신은 협상 재개에 대한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호주,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도 광범위한 동북아 안보 회의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위폐 제조 및 유통와 관련, 미국의 대북 제재에 대한 반발로 6자 회담을 보이콧했다. 북한 정부는 회담 참가 조건으로 미국의 금융 제재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및 기타 국가들은 27일부터 이틀간 한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 회담 당사국이 모두 참가하는 아세안 지역 안보 포럼에서 비공식으로 6자 회담이 개최되길 희망하고 있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북한이 아무 대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한 문장에 북한과 낙관론이라는 말을 쓰기 싫다. 북한은 온통 변명과 구실을 늘어놓으면서 (6자회담에서) 뒤로 물러나는 자세만 보여주고 있다”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지난 7월 5일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한 이래 처음으로 6자 회담 당사국들이 아세안 안보 포럼에 모두 참가했다. "모든 국가들이 비공식 6자 회담을 원한다. 우리 5개국도 비공식 6자 회담을 원한다. 하지만 우리 가운데 하나가 아직 답을 하지 않았고 바로 DPRK"이라고 힐 차관보는 말했다. 그는 북한을 공식 국가명인 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DPRK)으로 불렀다. "동북아가 어떤 미래를 그려나갈 지에 관한 심도깊은 토론이 있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이 그런 종류의 회의를 거부하지 않길 바란다". 그는 "우리는 주최국 말레이시아를 포함, 몇몇 국가들을 추가로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광범위한 동북아 안보 회의에 초대했는 지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다른 국가들 회담 초대받을 듯 연합통신은 26일 오전 신원미상의 한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말레이시아, 호주, 캐나다 등이 회담에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합통신은 "유연한 상황이다. 만약 북한이 참석한다면 9자 회담이 될 것이고 (북한이) 참석치 않는다면 8자 회담이 될 것"이라고 한국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중국은 5자회담이 아닌 한 회담에 동의할 입장이다". 한국의 반기문 외무 장관은 이날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이번 ARF(아세안 안보 포럼)에서 북한을 대화에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반장관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회담 외곽이나 다른 형식으로 6자 회담 당사국들이 만날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천영우 북핵 대사는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부장과 만난 뒤 "북한은 이제 교차로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ARF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북한 미래에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 대사는 만약 북한 정부가 계속 회담 복귀를 거부한다면 안보리 제재안에 이어 추가 제재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제재안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비난하고 북한과의 미사일 관련 거래를 금지했다. 백남순 북한 외상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27일 쿠알라 룸푸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국 관리에 따르면 백 외상은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을 만날 예정이다. 또 반기문 한국 외무 장관과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반장관은 리 외교부장이 북한과의 회담 재개에 관해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고 말햇다. 그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은 채 "그러나 중국은 7자 회담이건 8자 회담이건 다른 형태의 회담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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