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식투쟁 후 첫 법정 출두, 사형 선고 시 교수형 대신 총살형 요구
26일(이하 현지시간) 법정에 출두한 사담 후세인 전(前) 이라크 대통령이 이라크인들에게 미국인들을 이라크에서 몰아낼 것을 촉구하며, 만약 자신에게 사형을 선고하려거든 교수형이 아닌 총살형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이라크특별법정은 후세인이 쇠고기, 밥, 피타 브레드, 과일, 콜라 등을 먹으며 18일간 계속해온 단식투쟁을 끝냈다고 전했다. 후세인측 변호인단이 이라크 정부가 자신들의 안전보장 요구를 들어줄때까지 재판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법정에서는 법원 지명 변호사가 후세인에 대한 변론을 맡아 진행했다. 현재 후세인과 동료 피고인 7명은 1982년 두자일 마을 주민 수민 수백명을 체포하고 어린이와 여성들을 고문했으며, 그 중 148명을 사형에 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동안 단식투쟁으로 인한 건강악화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던 후세인은 26일 재판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법정에 강제로 끌려나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인들은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강제로 나를 법정으로 끌고 나왔다. 젊은이가 아닌 난 힘으로는 그들에게 저항할 수가 없었다.' 라우프 압둘 라흐만 주심판사는 후세인의 건강이 법정에 출석해도 될만큼 좋아졌다는 의료진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후세인은 이날 재판에서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침략자들에 맞서 저항하고 미국인들로부터 이라크를 해방시킬 것을 촉구했다. '나는 지금 교도소에 수감돼있기 때문에 이라크를 해방시킬 수 없다. 하지만, 밖에 있는 영웅들이 이라크를 해방시킬 것이다.' 라흐만 주심판사는 '매일 60명의 이라크인들이 희생되고 있고, 매주 2명의 미군이 사망하고 있다는 이 통계치를 보라. 후세인은 이라크인들의 죽음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차라리 시장이나 카페가 아닌 미군 기지를 공격하라고 말하라.' '이라크여 뭉쳐라! 미국에 맞서 그들을 죽여라!' 이날 재판에서 후세인은 자신이 2003년 12월 체포되기 전에 추종자들에게 '미국 차량을 보면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었다고 시인했다. '난 이라크인들에게 항상 협력하고 서로 용서하며 적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한다. 또한 미국인들에게 맞서 그들을 죽일 것을 촉구한다.' 후세인은 이날 법정에서 자신에게 사형을 선고하려거든 총살형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사담 후세인은 군인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만약 사형을 선고하려거든 교수형이 아닌 총살형을 선고해야 할 것이다.' 이에 라흐만 주심판사는 지금은 형량에 대한 논의를 할 시기가 아니라고 대답했다. 라흐만 주심판사는 후세인에게 다음주 진행되는 최종변론에 후세인의 변호인단이 출석할 수 있도록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후세인은 '우리 변호인단 중 절반이 살해됐다'며, 왜 법정이 변호인단의 안전보장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10월 이번 재판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후세인측 변호인단 중 3명이 살해됐다. 하지만, 그 중 후세인의 직접 변호를 맡은 변호인은 단 1명 뿐이었다. 한편, 후세인은 이날 법정에서 자신의 변론을 맡은 법정 지명 변호인을 '적의 첩자'라며, 변호인의 존재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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