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취임이래 최초로 상 하 양원을 통과한 줄기 세포 연구 지원 법안에 대해 '도덕적 경계'를 넘어섰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가 의회 통과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는 5년 6개월전 취임한 이래 처음이다. 18일 63대37로 상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줄기 세포 연구 활성화를 위해 연방차원의 재정 제한을 완화시키는 것이 골자다. 공화당 하원 지도자들은 거부권을 무효화하기 위해 13일 저녁 투표했으나 235대 193으로 정족수 2/3규정에 미달됐다. 부시는 19일 오후 연설을 통해 "이 법안은 다른 사람의 의료적 이익을 찾기 위한 희망으로 무고한 인간 생명을 죽이는 행위를 지원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 사회가 마땅히 존중해야할 도덕적 경계를 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입양한' 냉동 배아에서 태어난 자녀와 그 가족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이같이 연설했다. "이 소년 소녀들은 여분(spare parts)이 아니다. 그들은 연구라는 이름으로 배아가 파괴될 때 잃은 것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그들은 우리 모두가 아주 작은 세포들의 집합에서 생명을 시작했음을 일깨워 준다". 지난 2005년 5월 하원을 통과한 배아 줄기 세포 법안은 불임 치료용 냉동 배아을 가진 커플들이 이를 연구용으로 기증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기존에는 사용하지 않은 냉동 배아를 파괴시켜 왔다. 부시는 "만약 이 법안이 확정된다면 미국 납세자들은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의도적인 인간 배아 파괴에 돈을 낼 수 밖에 없게 된다. 나는 이를 허용할 수 없다". 지난 2001년 8월 부시는 당시 존재했던 60개 줄기 세포 라인 연구에 연방 재정을 지원토록 허용했다. 연구원들은 그러나 그들 줄기 세포 라인의 상당수가 오염되고 연구용으로 부적당함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줄기 세포가 파킨슨 병, 알츠하이머, 척수 부상, 당뇨병, 뇌졸중, 화상 등 질병 치료용 대체 조직 및 세포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공화당내에서도 부시편인 카톨릭 교회, 보수파는 진보 진영과 이 문제에 대해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상원에서 이 법안을 후원했으며 최근 암 투병을 겪은 공화당 앨런 스펙터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은 부시의 정책이 너무 제한적이라고 주장하는 의사출신 빌 프리스트 상원의원(테네시주)와 손을 잡았다. 프리스트 의원은 성명을 통해 "나는 친-생명주의자다. 하지만 줄기 세포 연구 강화 법안을 거부한 대통령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 연구에 잠재력을 주고 연방 차원에서 기존 라인의 한계에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적합하다. 추가 (줄기세포)라인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 당뇨 연합 회장 로렌스 T. 스미스는 성명을 발표하고 부시의 거부가 '2080만 당뇨병 환자 및 어린이, 그리고 이들을 사랑하고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큰 좌절'이라고 말했다. 배아 줄기 세포 반대론자들은 성인 줄기 세포같은 대체물을 주장하고 있다. 비슷한 2개의 법안이 100대0 만장일치로 상원을 통과한 바 있다. 하나는 태반혈에서 줄기 세포를 개발하는 대체 수단 육성 법안이며 다른 하나는 '태아 농장'이라 불리는 인간 태아 조직의 상업 생산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하원은 18일 저녁 '태아 농장' 법안을 425대0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하지만 줄기 세포 대체 법안은 273대 154을 기록, 2/3 정족수 미달로 통과하지 못했다. 부시 대통령은 '태아 농장' 입법안에 서명하고 의회에 대체 연구 재정 지원을 강조했다. "나는 하원이 이 필수적이고 윤리적인 연구 재정 지원 법안 통과에 실패한 것이 실망스럽다. 가능한 빨리 끔찍한 병을 치료하기 위해 재정 지원해야 한다는 하원의 요구가 말이 되지 않는다. 하원은 미래가 있고 윤리적인 줄기 세포 연구 재정 지원 법안을 막고 있다". 한 공화당 하원 의원 보좌관은 언젠가 이 법안이 다시 상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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