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여명의 사망자를 야기시킨 대지진에서 목숨을 건진 인도네시아 머라피 화산 인근 주민들이 화산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또다시 긴급 대피했다고 현지 정부가 밝혔다. 마글랑주(州) 주지사는 머라피 화산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 최소 1만여명을 긴급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주지사는 머라피 화산 용암 돔의 뜨거운 화산재 분출이 평소에 비해 보다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예방 차원에서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아직 머라피 화산의 폭발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화산이 폭발할 경우 마글랑주(州)는 화산재와 용암 피해 위험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마글랑주(州) 당국은 머라피 화산에서 분출되는 뜨거운 가스가 산비탈을 따라 3.2-4.8m 아래까지 흘러 내리는 등 머라피 화산의 화산 활동이 더욱 활발해졌으며, 이에 따라 지난 4일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정부는 머라피 화산의 폭발이 임박했다는 경고와 함께 인근 주민 수천명을 대피시킨 바 있다. 인도네시아 활화산 중 가장 위험한 화산 중 하나인 머라피 화산에서는 최근 두 달 동안 화산 활동이 활발히 진행돼 왔으며, 그러던 중 지난 달 용암 분출이 증가하고 분화구에 새로운 용암 돔이 형성되면서 화산 폭발의 위험이 높아졌다. 새로 형성된 용암 돔은 현재 400만 평방미터 정도까지 크기가 증가한 상태다. 과학자들은 일단 용암 돔이 붕괴되면 화쇄류가 몇 주에서 몇 달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화쇄류는 화산의 산비탈로 화산재, 속돌, 암석조각, 고온의 가스 등이 시속 수백 킬로미터의 엄청난 속도로 화산 사면으로 쏟아져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이같은 화쇄류가 시작되면 대피가 매우 어려워지며, 이런 까닭에 현지 당국은 주민들에게 조기 대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머라피 화산은 수도 자카르타의 동부에 있는 자바섬에 위치하고 있다. 머라피 화산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대부분 농부로, 이들 중 일부는 화산폭발이 임박함에 따라 마지 못해 거주지에서 떠나고 있다. 해발 2900m의 머라피 화산은 최근 10여년 동안 계속해서 화산 활동이 지속돼 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소 웹사이트에 게재된 자료에 따르면, 1994년 머라피 화산의 마지막 폭발 당시 최소 66명이 사망했고, 1930년 폭발 당시에는 13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머라피 화산은 족자카르타에서 북쪽으로 약 35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머라피 화산 사면은 상당수의 인구가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유엔 인도지원조정국(OCHA)은 머라피 화산이 폭발하게 될 경우 용암이 흘러가는 방향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8만여명이 이재민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지난 5월 27일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에서는 리히터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해 62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진앙지는 머라피 화산에서 가까운 족자카르타에서 남남서쪽으로 약 25km 떨어진 지점이었다. 이번주 초 과학자들은 지진으로 인해 머라피 화산의 용암 돔 크기가 현저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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