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스, 이란 핵 활동 중단 즉시 협상 테이블에 나갈 것
이란이 핵 활동을 일단 중단한다면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 관련 다국적 협상에 참가할 것이라고 31일(이하 현지시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국무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이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활동을 전면적이고 검증 가능하게 중단하는 즉시, 미국은 EU 3개국과 함께 협상 테이블로 나가 이란 대표단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영국, 프랑스, 독일 등 EU 3개국이 이끌고 있는 이란 핵협상은 올해 초부터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다. 중국과 러시아도 이란과의 핵협상에 함께하고 있다. 또한 라이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이 유엔 산하 핵 감시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한 협력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바드 자리프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테헤란에서 라이스 장관의 성명을 전달 받았다고만 밝혔을 뿐, 이에 대한 즉각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라이스 장관은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이란과의 교착상태에 있어 외교적 해결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하긴 했지만,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선택사항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양국 관계가 개선되길 바라고 있다.'며, 양국간에 교육, 문화, 스포츠, 여행, 무역,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이스 장관은 이같은 움직임이 이란과의 전면적인 외교관계 수립을 위한 첫 단계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근본적인 차이점들이 너무나 많으며, 그런 까닭에 지금은 이란과의 전면적인 외교관계 수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만한 상황이 아니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달 초 부시 대통령에게 공식 서한을 보냈다. 이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양국 정상간에 이뤄진 최초의 직접 교신이었다. 과거 미국 정부는 이란과의 핵 협상 참가를 거부해 왔었지만, 라이스 장관은 '이제 미국은 협상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이란 핵협상에 더욱 무게를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이란이 핵협상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알아봐야 할 때다.'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오직 평화적 목적으로만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이같은 주장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은 이란에게 민간용 핵 에너지 생산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들이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비밀 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이란의 역사를 볼 때, 이제 이란은 자국이 핵 무기 개발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득력있게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라이스 장관은 양국관계를 개선하는데 있어 핵 문제만이 장애물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 이란은 이라크 폭력사태에 연관돼 있으며, 레바논에 완전 독립 정권이 세워지는 것을 지체시키고 있다.' 한편, 라이스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에 대한 비난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러시아와 중국 모두 현 단계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는 '우리는 미국 정부가 외교적, 정치적 방법에 대한 논의를 더욱 많이 하면 할 수록, 이란 핵 협상의 결과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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